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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혁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15일 하오 미국「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서강일대「라눌·로하즈」의「프로·복싱」시합은 우리선수의 판정패로 끝났다. 원래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허물 될 것 없다. 다시 힘을 길러 대결해 볼일이다.
이날 시합광경은 동양방송에서 독점 중계됐는데 국내 최초로 이동위성의 중계를 받고 국내전파를 전했다는 점에 약간 의의가 있다. 참패를 이것으로 위로하려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무선통신으로만 미국과 연락이 취해지던 것이 통신위성을 통해 전파를 받게 된 것은 진일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 동경에서「인텔새트」2호의 전파를 받아 동경에서 다시 무선으로 중계를 했으니 대단한 발전이라고 흥분할 것은 없고 통신혁명에 이제야 겨우 우리의 촉수가 닿았다고 나 할 수 있겠다.
통신혁명의 시초는 2차 전.「레이더」기술이 전후에 발전해서「마이크로·웨이브」(초극단파)통신방법이 완성됐다. 이것이 인공위성의 발전으로 대륙간 통신방법으로까지 발전되어 64년 동경「올림픽」때는 대회광경을「신콤」3호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다시「유럽」으로 보내어 통신혁명의 일지에 빛나는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65년에 상업용 통신위성이 올라가 동 연말까지는 미구간에 전화 1백20회선이 상업용으로 쓰이게됐으니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대체로 상상이 간다.
「마이크로·웨이브」에도 만족치 않은 과학자들은 현재「밀리·웨이브」(초극초단파)를 개발하고있다. 이것은 파장이 초극단파의 10분의1이니까 주파수는 10배가 된다. 이 통신방법이 완성되어 무선전화나「텔레비전」에 사용되면 지금보다 10배의 통신이 가능하고 아무리 통신량이 많아져도 혼선할 염려는 절대로 없어진다. 이「템포」로 계속 발전하다가는「텔레비전」화면에 문어처럼 생긴 화성인간이 나타나 히죽이 웃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른다. 세상이 좁아지는 것을 무조건 좋아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우선 시외전화나 지체없이 통화가 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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