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와 섹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강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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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들지 않는 데이트 상대에게서 도망치고 싶은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 - 데이트와 섹스편'에는 화장실로가서 창밖으로 뛰어 내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돼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시절 출산과 성관계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주제인 삶과 사랑에 대해서 배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키스 실력이 형편없는 데이트 상대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비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성관계를 할 것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당신의 데이트 상대가 도끼 살인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는가?

다행스럽게도 조슈아 파이븐, 데이빗 보르게니트, 제니퍼 워릭 세명의 공저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 - 데이트와 섹스편' (크로니클 출판사)이라는 책을 출간해 세상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과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 - 여행편'에 이은 '최악의 시나리오' 핸드북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다.

보르게니트는 자신이 액션 영화나 TV 시리즈물의 팬이기 때문에 처음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머물고 있는 그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항상 실제 세계에서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나는 조종사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비행기를 착륙시켜야 했던 승객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됐다."

작가이자 편집자인 보르게니트는 그의 오랜 친구인 컴퓨터 전문 기자 파이븐과 의기투합, 이러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은 첫 번째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둔 뒤 곧바로 다른 주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데이트와 섹스라는 문제에 착안하게 되었다.

"누구나 최악의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여행 중에 생기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랑과 연애 문제가 그럴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모든 분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결론적으로 그는 "사랑은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유익한 힌트들

이렇게 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 - 데이트와 섹스편'에서는 첫 데이트에서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룬다.

  • 어떻게 하면 맘에 안 드는 데이트 상대로부터 도망 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문제에 대해, 급한 용무가 생긴 것처럼 가장하기, 몰래 도망치기, 화장실 창문으로 도망치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유익한 힌트: 화장실 창문을 열 수 없다면 "창문을 깰 수 있을 만한 도구를 찾아라. 그리고 그것으로 유리의 정 중앙을 내리쳐라." 상처나 흉터 걱정하면 안된다고 이 책에 나와있다.)

  • 만약 방귀가 자주 나오는 사람이라면 데이트 도중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 가벼운 음식만 먹고, 뱃속에 가스를 만들만한 음식은 피하라(이 책에는 유익하게도 음식 리스트까지 정리돼있다). 그리고 페퍼민트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키스 실력이 형편없는 데이트 상대를 다루는 법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생존하는 방법'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침대 옆에 누워있는 사람의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면? 이 책은 그나 그녀의 소지품을 뒤져보라고 권한다(만약 그나 그녀가 아직 잠을 자고 있거나 샤워중일 때라면 말이다). 또한 유도 심문을 하거나 실제 이름 대신 애정어린 호칭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보르게니트를 포함한 이 책의 공저자들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맘에 안 드는 데이트 상대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직 CIA 관료가 도움을 주었고, 한 식당 평론가는 급하게 식당 예약 하는 법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 비평가는 인터넷을 활용하라고 적극 추천했다.

    "전화번호부에서 '인기 유명 식당' 페이지를 찾아서는 힘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독자들의 요청에 답하겠다'

    보르게니히트(33)와 파이븐(31)은 모두 기혼자인데 반해 공동 저자인 워릭은 아직 미혼인 30대 여성으로, 이 문제에 대한 여성의 시각을 얻기 위해 영입 되었다.

    "우리는 그녀가 데이트에 열심일 것이라는걸 알았다."라고 보르게니트는 말했다.

    보르게니트는 이 책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재미를 위해서 쓰여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한창 데이트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하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랬더라면 나는 총각 시절에 저질렀던 몇몇 실수를 분명히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테면 호보컨 같은 곳에서 무일푼으로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작가들은 성공을 거둔 '최악의 시나리오' 시리즈를 다른 분야로도 확장시키고 있다. 이미 웹사이트가 만들어졌고 동명의 보드게임도 출시된 상태이며, 비디오 퀴즈 게임과 사무용품까지 나올 예정이다. 여기에 TV 시리즈까지 기획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줄은) 상상도 못했다. 당초 10만부 정도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200만 부라니 정말 대단하다. 굉장히 운이 좋았다" 고 보르게니트는 말했다.

    보르게니트는 아직 '최악의 시나리오 세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독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너무 무리해서 일을 진행시킬 생각은 없다"고 그는 보다 진지하게 말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사람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이 계속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책이 되기를 희망한다."

    데이트와 섹스에 관해서라면 거의 모든 상황을 다루고 있는 이 '생존 지침서'가 아주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보르게니트는 말했다.

    하지만 책 출간 이후 이 책의 저자들은 한 가지 상황이 빠졌다는 내용의 독자 편지를 한통 받았다. 만약 다른 사람과 데이트 하던 중 현재 진행 중인 상대와 마주치게 된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

    보르게니트는 다음번엔 이 문제 역시 다루겠다고 말했다.

    그는"증쇄본엔 이 문제를 집어넣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Todd Leopold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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