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 무기 공격 부시, 核으로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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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생.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핵무기의 사용을 허용하는 비밀문서에 서명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4일 이 같은 내용을 규정한 '국가안보를 위한 대통령작전명령17(NSPD17)'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작전명령은 "미국은 본토는 물론 해외주둔 미군, 우방 및 동맹국이 대량살상무기에 공격당할 경우 핵무기를 포함한 압도적 무력으로 대응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은 이 비밀문서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덧붙였다.

신문은 지난해 12월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는 국가전략(NSCWMD)'이라는 제목으로 일반에 공개된 작전명령에서도 유사한 표현이 사용됐지만 핵무기에 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우리에게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이라고만 명시돼 핵무기 사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지만, 최근의 비밀문서에서는 핵무기 사용을 주요 대응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지난 수십년간 계속돼온 미국의 모호한 핵무기 정책이 큰 전환을 맞게 됐다고 신문은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 미국 정부는 "모든 선택이 열려 있다" 혹은 "어떤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등의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왔다.

예를 들어 최근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민들과 전세계인을 재난에서 구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핵무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서정민 기자 <amir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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