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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철 귀국독창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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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개월 전「이탈리아」에서 돌아온 「테너」신인철씨가 지난 2일 밤 국립극장에서 귀국독창회를 가졌다. 연주곡목은「헨델」「마스네」「프랑크」를 제외하면 17세기에서 20세기에 걸친 「이탈리아」가곡과「오페라·아리아」각 4편. 이 곡들은 우리 나라에선 많이 불려지지 앉은 것들이다.
이날 밤 연주는 근래에 드문 「센세이셔널」한 것이었다. 이유는 음악이 감동적이었다는데 있지만, 1년 남짓한「이탈리아」수학에서 가져온 성장에 대한 놀라움에도 있다. 여유 있는 호흡, 강음에서 약음으로 옮아가는 밝고 시원한 고도의 기교, 뚜렷한 발음. 심도 있는 종지의 여음.
그리고 가볍고 「다이너믹」한 음질의 대비「칠레아」와「베르디」의「루이자·밀러」는 이러한 요소들이 유감없이 조화를 이룬 걸작이 아니었던가. 중견 성악인 몇 명을 제외하고는 볼 수 없는 솜씨다.
그러나 몇 가지 불만스런 데가 있다. 첫째 모든 작품이 일률적으로 심각하기만 하다. 「헨델」도 「베르디」도-그리고 「과리노」에서는 풍랄를, 「도나우디」에서는 감미를 보다 가볍게 처리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둘째 극적 표현에 과장이 있다.
「마스네」의 「베르테르」 절정은 이러한 원인으로 미리 지쳐버렸고 저음의 과장은 곳곳에서 노래의 순수성을 덜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험들을 고려한다 치더라도 이 날 밤의 연주는 높이 평가되어야한다고 기탄 없이 말하고싶다. 신인철씨 노래에는 성악가로서의 기술의 정도와 소리 하나 하나를 깊이 새기는 예술가로서의 성실성이 담겨있었다.
우리 「오페라」계의 유망주라 기대를 걸어 좋으리라.「피아노」의 이성균씨는 무난한 편.
김기정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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