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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문학에 「해빙」불씨 던진 에렌부르그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소련의 세계적인 작가 「일리야·에렌무르그」(76)가 1일 밤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유태인계의 소시민 가정에서 태어난 행동파 작가 「에렌부르그」는 17세 때 고등학교에서 「볼시비키」의 「비라」를 배포하는 등 혁명운동에 참가한 혐의로 투옥 당하면서부터 이미 사회의 주목을 끄는 인물이 됐다.
1909년 그는 「파리」에 망명, 다시 혁명운동에 참가하면서 각 국을 돌아다녔다.
그의 문학활동은 이 망명생활 중에 시작, 장편「후리오·후례니토」(1922)를 위시한 「트레스트·DE」(1923),「숨도 들이켜지 않고」,「열셋의 파이프」등 다채로운 「테마」를 취급한 장편을 계속해서 발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망명 중 불란서 상징파의 영향을 입은 그는 소련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치고 1917년 다시 소련으로 귀국, 제1급 중진 작가로 활약 중에 있었다.
초기의 그의 대표적인 「트레스트·DE」는 「유럽」문학의 멸망을 「데마」로 자본주의 사회의 추악상을 풍자한 것으로 유명하며 장편 「파리함락」(1941) 「폭풍」(1947) 에선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소련·불란서를 비롯, 「유럽」제국에서 조국을 팔아먹은 자와 조국을 수호한 자 등 다수의 인물을 묘사해 「살아있는 제2차 세계대전 사」로 불린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스탈린」상을 받고 있다.
특히 그가 쓴 「해빙」은 소련 사회주의「리얼리즘」문학에 저항하는 불씨 역할을 해 소비에트」사회의 소극적인 면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청년공산기관지를 비롯, 「시모노프」 「수르코프」등 전통적인 작가로부터 통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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