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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소위 「무투」 외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공의 문화혁명이 혼란을 거듭함과 더불어 중공의 배외적인 난동은 극도에 달하고 있다. 22일 북평의 홍위병 폭도들은 그곳에 있는 영국대사관에 불을 질러 회신시키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금년들어 중공의 배외운동은 「무투외교」 또는 「홍위병 외교」로 요약되고 있다. 소련, 몽고, 「네팔」, 인도, 「버마」, 「인도네시아」, 영국(향항)에 대한 반대운동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중공이 그와 인접한 지역에서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곳은 월맹, 「라오스」 정도이다. 북평주재 외교관에 대한 폭행만 보더라도 지난 5월 상해주재 영국영사가 그곳을 철수할 때 가한 폭행을 비롯해서 지난 6월 14일 북평을 떠나는 인도외교관 2명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 지난 8월 3, 4일에는 북평을 떠나는 일본공산당원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
중공의 배외운동과 외교관에 대한 폭행이 계속되었으나 북평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대사관에 불을 질러 회신시킨 사건은 이번 영국대사관의 경우가 처음이다. 아마도 세계외교 사상에 비추어서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홍위병 폭도들의 영국대사관 방화사건은 중공의 반영운동에 있어 절정을 이루는 것이다. 중공의 반영운동은 지난 5월의 향항폭동 때부터 시작되어 일로 격화되었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지난 22일 향항의 영 정청이 「향항야보」를 비롯한 중공계의 3개신문을 폐쇄하자 중공과 영국과 관계는 더욱 험악해진 것이다.
20일 북평 「인민일보」는 『향항이 중공영토』라는 보기 드문 강경한 논조를 폈는가 하면 중공정권은 영정청이 취한 3개 신문의 폐간조치를 48시간 이내에 철회하지 않는 한 『중대한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영국대사관의 방화사건은 바로 최후통첩의 마감시간과 때를 같이해서 일어난 것이다.
영국은 이에 대한 항의조치로서 주영 전 정국인에게 출국금지를 명령하고 일절의 여행을 금지했으나 중공의 반영운동 내지 배외운동이 그런 조치로써 수그러질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로서는 중공의 배외운동이 그의 문화혁명과 현내부 정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로 문화혁명이라는 것이 모택동 주석 이외의 모든 것을 배격하는 이상, 그에 동조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결국 적대시할 수밖에 없다. 중공내부에서 일체의 타협을 용인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공식은 대외적으로도 적용할 수밖에 없다.
둘째로 공산독재정책의 생리로 보아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구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외적대행동을 도발한다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중공의 문화혁명이 본격화한지 대체로 1년을 잡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혼란만을 거듭하였고 문화혁명은 좌절되고 있다. 문화혁명이 좌절될수록 배외운동은 격화될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중공의 배외운동은 결국 그의 독립을 촉구할 것이 분명하다. 중공이 감히 그것을 각오하고 있는 듯이 배외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중공의 혼란이 그만큼 극심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토록 폭주하는 중공외교에 대해서 관계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집중된다고 보겠다. 이에 대한 답이 쉽게 나오지 않으나 결국 외교부재의 중공에 대처하는 길은 아예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지상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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