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허건물 철거에 난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즘 서울시는 신발생 무허가 건물을 철거한다고 10여년 전에 들어선 집을 신발생으로 보고 마구 철거하는가 하면 이웃에 들어서는 무허가건물을 신고해도 벽돌 몇 장 만 떼어놓고 『완전히 철거했다』고 허위보고 하는 등 난맥을 보여 시청에는 이를 항의하는 시민들의 진정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16일 종암동 뒷산주민 1백90여명은 시청에 몰려들어 10여 년 전부터 살고 있는 집이 신발생으로 보고되어 헐렸다고 항의, 이를 부인하는 시당국자에게 『현장에 가서 눈으로 확인해보자』고 맞섰다.
또한 하월곡동 기슭에 사는 이모씨는 16일 하오 개방된 시장실에 와서 2백 80여 가구가 10년 전부터 살고있는데 이번에 신발생으로 처리, 일부가 철거됐다면서 시장의 확인을 요구했다.
또한 영등포구 신대방동 607번지에는 지난 13일 무허가 건물이 들어서 인근주민들이 무허건물 발생신고소에 신고했는데 철거하러나간 구청직원들은 벽돌 몇 개만 부수고 돌아갔고 그 뒤 다시 보수했는데 보고서에는 「완전철거」로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허가건물 철거의 난맥은 각 지역담당 감시원들이 그 동안 무허건물을 묵인해오다 시장의 강력 지시가 내리자 묵인해준 과거사실의 탄로를 염려 과거의 건물을 신발생으로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당국은 이 이면을 조사키로 했는데 시도시계획국 당무자는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하고 『다만 과거에 있던 건물이라도 최근에 새로 개축한 것은 신발생으로 보고될 수 있다』고 말해 당초 공약했던 무허건물 양성화 한다 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