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목격자 수사조차 안 해|유괴사건의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춘우군 피살사건은 슬픈 종장을 내릴 때까지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사건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비정의 방관, 가족과 수사진 그리고 이웃시민들의 협조문제, 졸렬한 수사 등등…. 경찰은 유괴살해 한 후 몸값을 요구한 범행심리를 (1)인구 10만 정도의 조용한 도시에서 춘우군을 끌고 다니다가 노출될 것이 두려웠고 (2)특히 부모들이 재산과 명망이 있는 인사로 남의 눈에 띄기 쉽다는 점 (3)20대의 무분별한 조급성 (4)업주에 대한 잠재적인 반항 심리 (5)순간적인 발작 (6)낮은 교육정도 등을 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춘우군이 유괴되어 가는 것을 태워준「마이크로버스」 운전사 정씨가 어째 신고하지 않았느냐 하는 점.
경찰은 7월 18일 하오 5시쯤 신고 받고 범인들이 평거동 쪽으로 달아났다는 것까지 알고도 목격자 수사를 소홀히 하여 한 사람의 목격자도 찾아내지 못했으며 마땅히 제일 먼저 막아야 할 범인의 도주로(진주에서 6방향의 길)를 봉쇄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건발생(2시 30분)에서 신고까지는 약 2시간반. 범인이 춘우군을 현장으로 끌고 간 것은 밤 9시쯤이었다.
7차례나 진주우체국 소인이 찍힌 범인의 협박편지가 날아들고 현상금이 1백만원까지 오르자 경찰은 범인이 시내에 잠복해 있는 것으로만 추정하고 범인체포를 과신한 나머지 수사정보의 교환을 하지 않고 제각기 개인수사를 벌이고 다녔던 것이다.
이 사건을 처음부터 수사 지휘해 온 김태현 부장검사의 기지로 이번 사건해결의 단서가 되었던 경전여객 종업원의 출근부 「체크」에 경찰은 눈을 돌리지 못한 점 등 수사의 기본적인 요소까지도 무시한 주먹구구식 수사로 일관했던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