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푸드 ‘똑똑하게’ 먹는 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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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호 18면

패스트 푸드(fast food)는 바쁜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말뜻처럼 바쁠 때 짧은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대부분 일회용기에 담겨 있어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간단히 데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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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 푸드 값이 저렴한 것은 숙련도가 낮은 저임금의 종업원을 고용해 대량생산하기 때문이다. 패스트 푸드를 영어권에서는 정크 푸드(junk food), 즉 쓰레기 음식이라고도 부른다. 열량은 높지만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첨가물이 포함된 것도 많다.

 패스트 푸드가 유발하는 건강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고지방·고열량이다. 비만과 고지혈증을 일으키고 당뇨병·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둘째, 높은 염분이다. 이로 인해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셋째는 부족한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소다. 영양결핍과 대장암·심혈관질환을 부추긴다.

 패스트 푸드는 1970년대에 국내에 들어와 보급이 확대됐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청년층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패스트 푸드의 폐해를 막으려면 먹지 않으면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피자는 원래 유럽에서 패스트 푸드가 아니었다. 미국에서 고열량·고지방 패스트 푸드의 대명사로 변했다. 피자를 주문할 때 토핑으로 베이컨 대신 토마토·시금치·버섯을 주문하는 게 정크 피자를 피하는 방법이다. 피자 도우도 두께가 얇은 것으로 주문하면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을 낮출 수 있다. 시럽이나 치즈를 첨가하는 것도 자제하는 게 좋다. 또 샐러드를 곁들여 피자만으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도 지혜다. 음료는 콜라 대신 물이나 저지방 우유가 좋다.

 햄버거는 작은 패티가 하나만 들어 있는 것을 주문하자. 어린이용 햄버거도 추천된다. 열량이 높은 감자 튀김이나 세트 메뉴 주문을 피하고, 생선이나 닭을 넣은 햄버거는 가급적 튀기지 않은 것을 고른다. 프라이드 치킨은 과감히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다. 닭의 포화지방은 대부분 껍질에 있기 때문이다.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튀긴 닭보다 전기구이가 바람직하다. 올리브유 같은 웰빙 기름으로 튀긴 닭이라도 열량은 높다.

 라면의 열량 중 상당 부분은 면을 튀겨 건조하는 과정에서 스며든 기름 탓이다. 면과 양념수프를 따로 끓여 면을 끓일 때 기름이 뜬 물을 버리면 라면의 열량을 줄일 수 있다. 버섯·파·브로콜리·달걀 등을 넣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한다. 국물은 염분과 합성첨가물이 많아 남기는 게 좋다. 튀기지 않은 생라면은 튀긴 라면보다 열량이 100~200㎉ 낮다는 점을 유념하자.
 패스트 푸드는 최대한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부득이 먹어야 한다면 열량·지방·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해 먹자.



강재헌(48)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건강증진센터 소장.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심의위원 등 역임. 저서로는 『마지막 다이어트』 『소리 없이 아이를 망치는 질병-소아비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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