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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해외에 있는 한국 과학자 16명이 귀국을 약속했다. 이들에게 귀국권유를 한 것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이다. 오는 8월부터 69년 사이에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금속·화학공학 분야에서 각 4명씩, 식품공학에서 3명, 기계공학에서 2명, 조선·유기화학·경제학분야에서 각 1명씩. 이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일하게된다.
「반가움」을 서두에서 선뜻 표명하지 않은 것은 그럴만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들에 대한 보수도 외국에서의 수입과 거의 대동하도록 충분한 대우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전문분야의 우수한 연구원(자연과학계)은 적어도 월1천「달러」 혹은 그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가령 1천「달러」라면 『그와 대등한』 대우는 적어도 20만원 이상일 것이다. 국회의원 세비와 동급의 대우를 약속할만한 제도적 보장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 쳐도 국내의 대학연구실에서 학자이하는 고사하고 인간이하의 대우로, 그러나 심혈의 연구와 공헌을 하고있는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해외의 과학자라고 그들보다 10배로 우수한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과학국수론」은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경멸할만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해외의 과학자들이 애국할 수 있는 방법은 귀국만이 유일의 길인가. 정작 그들이 자진 귀국할테니 연구실을 달라고 해도 우리는 당황할 형편이다. 그들의 「우수성」을 수용할 여건마저 되어있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국내에 있는 두뇌급 과학자들의 지위를 우선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불균형」이 아니라, 지금처럼 「하늘과 땅차이」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해외의 과학자들은 참말 조국을 위한다면 애국세를 무는 것도 좋다. 『유태인은 2개의 애국심을 갖는다. 하나는 그가 사는 나라에, 또 하나는 조국에』「유엔」에서 「시리아」대표가 한 말이다. 그들은 매년 6천만「달러」를 조국에 송금한다. 지난번 중동전쟁 때는 무려 2억「달러」를 갹출했다.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는 우리의 과학자들은 하다 못해 장학금이라도 모국에 보낼 수는 없는가. 근본문제는 조국을 『잊어버리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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