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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유왕 ESS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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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동전쟁하면 즉각 연상되는 것이 곧 석유. 그만큼 중동분쟁과 석유는 표리관계에 있고 또 이를 움직이는 석유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은 세계적인 것. 「이스라엘」·「아랍」공의 단기전쟁도 결국은 예상했던 대로 「아랍」측의 「수에즈」운하봉쇄와 대서방측 석유공급중단을 가져왔고 그 영향은 세계전반에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러한 변을 당해온 세계의 석유재벌들은 따라서 외부적 여건과 석유산업자체가 지니는 문제점들을 고려해서 지난 56년의 「수에즈」동란 이후 경영전략을 바꾸어 가 고있다. 제1회 제2정유를 거쳐 석유화학을 개발하고 제3조유까지 세우려는 우리나라로서도 세계석유기업들의 동태가 반드시 「강 건너 불」만은 아닌 셈.
세계의 원유확인매장량 중 60%가 중동지역이고 북「아프리카」까지 합치면 전체의 3분의2가 「아랍」지역. 그러나 한편에서 자유세계 원유생산량은 7할이상을 미·영·화란계의 불과 7개회사가 지배하고 있다. 6개사가 세계의 20개 대기업(65년) 「랭킹」안에 들고 나머지 1개사가 21위일 정도로 규모가 거대한 이 국제석유회사가 곧 「스탠더드」(뉴저지), 「로열·더치·셸」, 「모빌」·「텍사코」·「걸프」, 「스탠더드」(캘킥포니아) 및 「브리티쉬·페트로리움」.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커서 석유회사의 「리더」로 지목되는 세계 「랭킹」 3위의 회사가 곧 「에소」(ESSO)로 불리는 「뉴저지·스탠더드·오일」.
「에소」는 자유세계 원유생산량의 14%, 정제의 17%, 판매량의 18%를 차지하는 세계 제1의 석유회사며 연간 매상(65년) 1백15억「달러」에 원유 및 천연「개스」 하루생산량이 4백11만「배럴」. 울산정유공장(5만5천배럴)만한 것이 75개나 되는 셈이다.
그래서 「스탠더드·오일」의 머릿글자 SO발음을 딴 「에소」는 「싱거」(자봉틀), 「코카콜라」와 함께 세계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상표이다.
세계 19개국에서 원유채굴권을 갖고 29개국에 정유공장이 있으며 판매활동을 하는 나라가 1백35개국. 「캘커타」공항에서 「에소」의 연료「탱크」차를 본 여행자가 「로마」에서 「에소」의 「개설린·스탠드」신세를 지고 「로테르담」에서는 같은 「에소」의 정유공장을 구경할 수 있을 정도다. 자산 면에서는 「제너럴·모터즈」까지 능가, 단연 세계 제1위(1백31억불)이며 이익금 10억불을 내는 「에소」본사는 「뉴요크」에 있고 「에소」계로 지목되는 직·방계산하회사가 3백개 이상인데 주요한 것(괄호안은 지주율)만도 「험블」(미국 제1의 정유공장=1백%), 「임페리얼·오일」(「캐나다」최대의 석유업자=70%), 「크레올·오일(「베네수엘라」최대=95%)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유전독점=30%) 「에소·유럽」(구라파의 20여 「에소」계 회사를 통괄하는 「런던」본사=1백%) 「에소·케미컬」등이 있다. 「에소」의 설립자는 저 유명한 「존·D·록펠러」다. 석유채굴법을 발견한 것이 「에드윈·L·드레이크」라면 석유에서 돈벌이를 생각해낸 것은 「록펠러」. 1865년 최초의 석유회사를 창설한 「록펠러」는 82년 「에소」를 설립했고 석유에서 번 돈을 FNCB은행을 통해 동·철도·철강·공익사업에 투입, 오늘의 「록펠러」재벌을 형성한 것이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 구식민지가 독립하고 정치경제적 「내셔널리즘」이 팽배하면서 위협을 받기 시작한 석유기업은 ▲「에너지」수요를 직접 일으키는 것은 석유가 아닌 자동차·항공기·난방기구 등이며 ▲원자력 등 새로운 「에너지」원의 실현가능성이라는 석유산업 스스로의 기본적 약점까지 겹쳐 경영전략전환이 불가피해졌다.
그 첫째가 경영의 다각화. 「에소」는 이윤의 원천을 다른데서 찾기 위해 6년에 「에소·케미컬」을 설립, 24개국의 1백개가 넘는 석유화학공장을 통합했으며 화전건설, 건축부문진출, 제강기술개발 및 토지개발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아직도 석유화학의 매상은 「에소」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 치면 5억불이며 기초화학원료를 중심으로 최근에는 비료와 「플라스틱」에 힘을 기울이고있다.
그 다음이 원유생산·정제·판매과정을 정비 일원화하기 위해 각 회사를 통합한 일련의 경영합리화 조치.
한편 세계시장개척 전략 면에서도 「에소」는 식민주의시대의 자원획등경쟁에서 소비시장경쟁으로 방향을 전환, 제품다각화를 뒷밤침삼아 세계 각 국의 소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전략전환에 대응해서 「에소」는 세계 각지에 산재하는 회사들의 재조직작업에 착수, 「런던」에 구라파사업본부(에소·유럽), 「플로리다」에 「라틴·아메리카」사업본부를 설치했고 「아프리카」·중동지역을 관할하기 위해서는 「제네바」에 「에소·아프리카」를 설치했으며 극동지역은 「뉴요크」의 「에소·스탠다드·이스턴」담당-.
이렇듯 커대한 세계적 조직은 「로마」제국, 대영제국 및 「로마·가톨릭」교회에 필적하는 것이며 「뉴요크」의 「에소」본사는 마치 「유엔」본부. 실제로 「에소」의 물적자산은 6만5천개의 「개설린·스탠드」를 포함하여 그 52%가 해외에 있고 본사에서 쓰는 언어만도 25개 국어에 달하며 사채도 서독 「마르크」, 인도 「루피」, 노전「크로네」 등 가지가지.
해외에 진출하는 「에소」는 현지자본과의 합작투자를 환영하는 대신, 경영지배권만은 소수주주일 경우에도 꼭 이를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우리측의 애용태세에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박동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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