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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에 선 KAL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나라 유일의 민간 항공 교통을 위해 대한항공 공사법(62년 3월 23일) 까지 제정, 국책회사로 발족된 KAL이 4년만에 계획성 없는 경영결과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위기는 KAL이 소유한 비행기 8대가 거의 노후 고물로 고장이 잘 일어나 부산∼서울을 제외한 개설 정기 항로가 마비되고 승객에 위험을 미치게 하면서 비롯된 것.
8대의 비행기는 국제선(서울∼홍콩 또는 서울∼후꾸오까)을 날고 있는 「코니」기 1대, 「프렌드쉽」(F27) 2대, 「페어차일드」(F27) 2대, DC4 1대, DC3 2대인데 KAL이 발족당시 새로 사온 F272대를 제외하고는 전부가 고물로 DC3 2대와 DC4 1대 전 KNA에서 물려받은 것.
「오버·홀링」만도 5번 이상을 했으며 제조 연한도 20년이 넘고 나머지 「코니」기와 「페어차일드」는 전부 외국비행회사에서 전세 내왔으나 역시 고물이라고.
7억원의 정부투자와 1년간 운영자금 3억원으로 경영해온 4년 동안의 경영 결산은 적자가 없었다고 KAL간부들은 뽐내고 있으나 실상은 감가상각도 하지 않은 수지 채산-.
4년 동안 탈없이 운영이 된 것을 항공관계 논평가들은 『위험스런 행운이었다』고 평하고 있다.
지난번 연달아 일어난 ADF(자동방향탐지기) 고장과 DC4의 「엔진」발화 등 사고에 대해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비사·조종사들은 경영이 불합리하여 당연히 올 것이 왔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ADF 고장의 경우를 보면 비행기 도입 때 마땅히 갖추어져야 할 부속품이 일체 준비되지 않아 유고시에는 허둥지둥 긴급조처로 일본에서 부속품을 구입하는 등 소동을 피우고 있는데 이러한 사태는 항공여객 생명을 위협하는 길인데도 사전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다고….
교통부는 KAL의 위기에 대해 투자액을 증액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합리적인 운영과 계획성 있는 경영에 대해서는 감독기관이면서도 직접적인 주주가 아니어서 손조차 못 대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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