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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 어린 길 제주올레, 세계인이 눈길 주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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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명숙 이사장이 인터내셔널 트레일 어워드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제주올레가 미국 최대 트레일 단체가 주는 상을 받았다.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피닉스에서 열린 국제 트레일 심포지엄에서 아메리칸트레일즈협회(American Trails)의 ‘인터내셔널 트레일 어워드’를 수상했다.

 1988년 창설된 아메리칸트레일즈협회는 미국 내 1000여 개 트레일이 회원으로 가입한 미국 최대의 트레일 단체다. 지난해까지 미국 내 트레일만 시상하다 올해 국제 부문 트레일 상을 신설했고, 그 첫 수상자로 한국의 제주올레를 선정했다. 미국 현지에 있는 서명숙(56) 이사장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서 이사장은 서울에서 23년 기자생활을 하다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은 뒤 고향 제주도로 내려가 두 발로 걸어 제주올레를 낸 주인공이다.

 - 수상소감부터.

 “극동의 작은 나라, 그 작은 나라의 작은 섬, 나이 어린 길이 상을 받았다. 제주도에 길을 냈다고 미국에서 상을 받다니 감사하고 기쁘다.”

 - 제주올레가 상을 받은 이유는.

 “시상식에서 들으니까 제주올레가 그 어느 트레일보다 자연과 문화, 지역을 잘 연결하고 활성화했다고 하더라. 해외 유명 트레일은 대자연이 주인공인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제주올레는 지역 사회와 함께해왔다. 제주도 여자들이 손수 바느질한 ‘간세인형’은 제주올레 최고의 기념품이고, 올레길은 제주도 전통시장을 꼬박꼬박 방문한다. 코스마다 있는 올레지기는 자원봉사 나선 제주도민의 몫이다. ‘올레’라는 이름부터 제주도의 작은 골목길을 뜻하지 않나.”

 -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나 미국의 ‘애팔래치안 트레일’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트레일에는 아직 제주올레가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이번 시상식에는 미국 트레일뿐 아니라 유럽·아프리카 등 다른 나라 트레일에서도 많이 참석했는데, 제주올레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기대보다 훨씬 높아 놀랐다. 2010년부터 해마다 제주도에서 월드 트레일 콘퍼런스를 열며 해외 유명 트레일과 교류 해온 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

 - 해외 트레일 교류사업은 .

 “올해는 콘퍼런스 수준의 교류를 넘어 트레일 국제기구를 창설할 생각이다. 정부나 기업 지원 없이 국제기구를 꾸리고 제주도에서 사무국을 운영하는 건 쉽지 않다. 국내에서 트레일 교류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기대한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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