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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시인|불「아카데미」문학상을 받은 「조르지·브라센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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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푸르죽죽한 「잠바」에 「코르덴」바지, 너털수염에 「파이프」를 문 「웃지 않는 늙은 곰」의 별명을 가진 시인이며 「샹송」가수인 「조르지·브라센스」가 금년도 「아카데미·프랑세즈」(불 한림원)의 「그랑·프리」를 받았다.
「아카데미·프랑세즈」의 시 부문상을 받은 사람은 은거자가 상례로 되어 있는데 올해는 파격적으로 불란서에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시인·가수가 대상을 받게되어 일반의 예상을 뒤집어 놓았다.
「브라센스」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18세부터 밤엔 「셍·제르뎅·데·프레」를 비롯한 「파리」지식인들이 몰려드는 「카페」나 「살롱」에서 「샹송」을 부르고, 낮엔 「라블레」(16세기 불 작가), 「비용」(15세기 불 시인), 「롱사르」(16세기 시인)를 공부하고 「라·퐁텐느」 「폴·베르렌」 「빅토르·위고」의 시를 암송했다. 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작곡까지 겸했다.
「브라센스」의 황금기는 1950년대 후반이었다. 그는 2년 동안 출연을 하지 않다가 작년 가을 처음으로 「줄리엣·그레코」와 한 달 동안 「파리」의 국립민중극장서 재출연을 가져 대인기를 모았다. 그 때 「브라센스」의 시와 「샹송」은 수많은 새 유행이 지나가는 흐름속에서도 국민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불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한 달 동안에 1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인 「브라센스」는 소박한 예술인으로 이름이 나 있다.
그가 작시·작곡한 「샹송」판은 한 곡이 보통 20만장 이상 팔린다. 그래서 노래를 부른 15년 동안에만도 취입된 90곡이 1천5백만장이 넘게 팔렸다. 뿐만 아니라 「오늘의 시」란 시집만도 20만부나 팔렸다.
1957년 소위 「브라센스」의 황금시대에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브라센스」가 제1위「샹송」가수로 뽑히고 「질베르·베코」가 그 다음으로 선택된 사실도 나타나 있다.
『내가 항상 조잡한 단어를 사용한다해서 악평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갈봇집」이란 말을 사용했다고 해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그렇게 거슬리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단지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이 이상한 상상을 하는 것이 잘못인 것 같습니다』라고 조잡한 말을 쓴다고 혹평하는 일부의 비판에 비평을 가한다.
사실 그는 「똥」이니 「고릴라」니 「대살륙」이니 한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하여 악하고 누추한 사회상을 그대로 노래부른다. 그래서 그의 시를 흔히 「카뮈」의 「반항인」에 비교하거나 「지드」의 「부도덕자」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또한 무정부주의자의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인생문제의 해결책을 거부한다. 그는 자기 자신의 고뇌와 고독을 즐거이 받아들이며 기성질서에 의존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는데 인생의 보람을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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