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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의 입대 거부|그가 말하는 「성스러운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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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쟁은 생명 뺏어 어떤 전쟁도 거부>
『전쟁은 인간의 생명을 뺏는 것이기에 나는 어떠한 전쟁에도 참가할 수 없다.』-징병거부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은 「프로·복싱」 전 세계「헤비」급 선수권자 「캐시어스·클레이」는 자신의 징병거부 이유를 이와 같이 명백히 했다. 지난 4월18일 「주느·아프리카」(젊은 아프리카)지에 게재된 「인터뷰」기사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힌 「클레이」는 어떤 형벌을 받는대도 「징병」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것. 「모하메드·알리」라고 개명까지 하면서「블랙·모슬렘」(검은 회교)에 개종한 「클레이」는 종교적인 신념에서 징병거부를 했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오직 나 혼자만을 너무 편파적 취급>
『나에게 적의를 품고 있는 백인들은 마치 내가 이 나라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최후의 인간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백인들은 군대수첩까지 태워버리는 범법을 해도 소환되지 않고 있는데 비해 자신에 대한 처사는 너무나 편파적이라고 항의, 「클레이」는 지난 4백년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인종차별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또한 「클레이」가 신앙하고 있는 「모슬렘」교의 「알라」신은 모든 전쟁을 부인하고 있으며 「클레이」는 징병을 기피하기 위해 개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특히 강조, 1천여년전「코란」(회교성서)아니면 「칼」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포교해 온 「모슬렘」교의 행적과「아이러니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클레이」가 징병을 거절한 근원적인 이유의 또 하나는 뿌리깊은 백인혐오증에 있는 듯. 「아메리카」에서 인종이 백인이라면 국가에 공헌해야 할 의무가 있을지 모르지만 흑인은 생존하기 위한 노력만으로 힘을 다 빼앗긴다고 호소하고 있다. 『「니그로」란 죽은 사람을 뜻한다. 그러므로 미국에는 2천2백만의 죽은 사람들이 있다』고 절규하는 「클레이」는 인종차별에 대한 반항심에서 「모슬렘」 교도가 되었으며 4세기 동안 노예생활을 해 온 흑인을 통합, 흑인 만으로의 국가관념에 사로잡혀있다. 특히 그는 민권운동에의 참가는 우행이라 지적, 백인과는 싸우지도 말고 자리도 같이 하지 말자는 것.

<강한 집념과 고집 앞으로 계속 거부>
「클레이」는 흑색예찬자다. 『예를 들어 예수는 금발·벽안의 백인으로 그려져 있고 천사도 그렇다. 「미스·월드」도 백인이고 「미스·유니버스」도 백인이다. 학교에서는 「마리」의 양은 눈과 같이 하얗다고 가르친다』고 비유하면서 『좋지 않은 것은 모두 검게 표현한다』고 야유-. 그러나 비옥한 토지는 검고 강한 「코피」는 검은 것이니 검은 것이야말로 모든 것의 기본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어쨌든 광신적 일이 만큼 충실한 「모슬렘」 교도 「클레이」는 「알라」의 가르침과 흑인으로서의 인종적 슬픔 속에 엷어진 국가의식 때문에 앞으로도 징병 거부는 강한 집념으로 고수되어 나갈 것이다. <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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