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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 되찾을 「미·소 협력 체제」|「고질」은 그대로…글라스보로 정상회담의 의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동의 전쟁고에 풀이 꺾였던 「미·소 평화협력체제」가 「글라스보로」 미·소 정상회담 덕분에 생기를 되찾았다. 세계 전쟁사상 기록적으로 짧다는 중동전쟁에서 소련의 후광을 입은 「아랍」공화국을 맹주로 한 「아랍」 진영이 일패도지 한데 완전히 체면을 잃은 소련이 어느 만큼이나마 실추된 위신을 회복하고자 「유엔」 특총을 제의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일.
「유엔」 안보리에서의 중동문제 토의가 소련에 불리하게 기울어지자 초조하게 된 나머지 아세아·「아랍」권의 수의 세력을 빌어보자는 계산이 「코시긴」으로 하여금 소련대표단을 진두 지휘하려는 의욕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소 정상회담을 가지려는 속셈이 그의 「뉴요크」행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관측통들의 견해가 유력하다.
다섯 시간의 첫번째 「마라톤」 정상회담을 끝낸 후 「존슨」 대통령은 중동·월남·핵확산 금지 및 미·소의 공동관심사 등에 관해 보람찬 회담을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압승으로 미국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미·소 세력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얼마쯤 그가 「코시긴」에 양보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61년 6월의 「빈」 「케네디」·「흐루시초프」 정상회담에 이어 6년만에 처음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국과 소련에 다같이 양호유환이 되는 중공의 수폭 실험 문제도 논의되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소 평화공존체제의 냉전체제에의 복귀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할 것은 거의 틀림없기는 하나, 「글라스보로」 회담이 그저 상징적인 데 그친다는 「뉴요크·타임즈」지의 논평이나 미국 정치가들에게서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즈베스티야」 소 정부기관지의 반응을 기다릴 필요 없이 중동문제나 월남문제와 같은 고질덩어리가 일시에 제거되리라는 것은 성급한 속단이 아닐까한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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