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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딱정벌레」|「폴크스바겐」 조업 단축의 이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독공업의 「챔피언」이며 전후 기적적인 서독 번영의 상징이었던 소형 자동차 「폴크스바겐」(VW)의 매상고가 작년 10월께부터 급격히 줄어 조업단축 등 조처가 불가피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전후 경이적인 산업발전을 구가하던 서독경제의 불황의 일단을 표시한다.
「유럽」 제1위, 세계 제4위의 대 자동차「메이커」이며 하루 평균 1,162대(1966)의 생산을 자랑하던 「폴크스바겐」사는 급격한 매상고의 하락에 대처, 금년 제 1·4반기에는 42일간, 5월에도 5일간의 조업단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사양의 위기에 처했다.
금년 제1·4반기의 생산 대수는 작년 동기의 40만 대에 비해 겨우 27만4천 대, 일산 5천1백35대였다. 그러나 수출량은 줄지 않았다. 최대의 고객인 미국에의 수출은 작년이 50만 대로서 과거 5년간을 배증하고 금년 5월에는 3만7천26대란 동년 신기록이었다. 이 수출증가로써도 「커버」하지 못하는 국내수요의 감퇴는 서독경제 불황의 일반적인 현상과 일치한다.
VW매상고 감퇴의 원인은 일반적 불황의 반영임에 틀림없다. VW 가격인상으로 인한 유지비 증가, 자택으로부터 근무처까지의 거리 1킬로당 25「페니히」의 세금공제가 18「페니히」로 깎인 사실, 「개설린」세의 리터당 3「페니히」 인상, 자동차 강제보험료율의 12.5%로까지의 인상 신형외국차 침투 등이 대중 차에의 구매력을 감퇴시켰다. 특히 구매층의 80%가 근로자층인 VW에는 이상과 같은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VW와는 상대적으로 고급차 「멜제데스·벤츠」는 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작년 3월부터 금년 2월까지에 4.3%의 매상증가를 보였고, 특별한 매력으로 한몫보는 34% 매상증가라는 약진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VW도 금년 가을의 「프랑크푸르트」 자동차 전담회에서는 VW의 신형인 1700형에 중점을 둘 계획인 모양이지만, 그래도 역시 주력은 대중차 중의 대중차인 「딱정벌레」형 차인 것은 변함이 없다. 「폴슈」 박사의 걸작이며 1930년이래 명차의 영예를 차지해 온 VW에도 이제 1908년부터 27년까지 세계에 군림하던 「포드」 T형차의 운명이 다가온 것은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VW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65년의 35.1%로부터 66년엔 31.5%로 떨어진 것이 그 증거의 하나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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