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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긴 뉴요크 산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소련수상 「코시긴」은 지금 「뉴요크」에 머물러 있다. 외신은 그가 망중한을 즐기는 사진을 보도하고있다.「월」가를 산책하는 사진이다. 「그로미코」외상·「도블리닌」대사 (주미)의 모습도 보인다. 50명의 초대형 「유엔」대표단이 모두 동원되지 않은 것을 보면 「코시긴」의 「뉴요크」산책은 정치적인 의미가 없어 보인다. 「에트랑제」가 즐기는 산보와 다름없으리라. 그러나 그의 깊은 심경을 어항처럼 들여다 볼 수는 없다.
「뉴요크」의 가두에는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예루살렘」성을 지키자』,『「이스라엘」은 살 권리를 갖는다』「이스라엘」구호모금운동의 「캐치프레이즈」들이다.「뉴요크」시에는 지금 2백만 명의 유태계 시민이 살고있다.
그러나 「뉴요크」시는 소란하지 않다. 약 1백 명의 시위자들만이 고함을 지르며 「코시긴」에게 멀리서 삿대질을 할 정도이다. 그것을 보는 「코시긴」의 마음속엔 무엇이 지나갔을지 궁금하다.
미국에는 지금 약 6백만 명의 유태계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 숫자는 「이스라엘」인구의 두 배에 가깝다. 이들은 모두 조국에 대한 정열을 품고 미국의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고재판소의 판사1명, 상원의원이 3명이나 된다. 이미 그들은 이번 사태 때 6천만 「달러」의 구호금을 본국에 보냈다.
아마 세계에서 언제나 가장 큰 임무를 띠고 있는 경찰은「뉴요크」경시청일 것이다. 이번「코시긴」의 신변보호를 위해 동원된 「뉴요크」시의 경찰은 3천명이다. 「유엔·빌딩」이 있는 「뉴요크」엔 세계수뇌가 걸핏하면 찾아온다.
65년 「바티칸」교황이 「유엔」을 방문했을 때는 무려 2만7천7백 명의 「뉴요크」시 전경찰 중에서 1만5천명이 경계에 나섰다. 「코시긴」수상의 신변을 위해 불과 3천명밖엔 동원되지 않은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60년 「후루시초프」의 경우에도 8천명의 경찰이 동분서주 땀을 흘렸다.
「유엔」본부의 경우에도 「코시긴」의 방문에 대비해서 수위를 70명에서 80명으로 10명 증원하는 것에 그쳤다.「흐」수상 때는 60명이나 증원했었다. 7년 사이에 세계정세는 많이 달라졌다. 「코시긴」은 「유엔」에서 구두를 벗지도 않았다. 소련수상을 「북국의 곰」으로 보던 미국시민은 지금 별로 열띤 증오감을 나타내지 앓는다. 「코시긴」이 「뉴요크」의 흑인가「할렘」구를 산책할 때 미국시민들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도 궁금한 것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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