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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온다던 예보는 빗나가고|가뭄 한 달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 달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못자리가 말라붙고 밭곡식이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 5월에 예년보다 20∼80밀리나 적게 비가 내려 도시에서는 식수난을 빚어냈던 날씨는 6월에 접어들어 가뭄은 더욱 격심해져 낙동강 물 마저 달리고 수력발전소의 「댐」이 최저수위에 육박, 발전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가뭄으로 애타게 비를 기다리며 중앙관상대의 비 소식을 기다리던 국민들은 한결같은 관상대의 틀리는 예보에 짜증마져 겹치고 있다.
6월에 접어들어 17일 현재까지 포항에 최고 28.6밀리의 비가 내렸을 뿐 부산에 0.6밀리, 제주에 0.9밀리, 곡창지대인 호남·영남지방은 불과 2∼5밀리의 비가 내렸다.
또한 6월 하순부터 우기에 들어서겠다던 관상대의 「6월 예보」는 다시 24일까지는 거의 비가 내릴 가망도 없다는 예보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내일 비온다」던 1일 예보도 다음날은 비 한 방울 없는 날씨를 보여왔다.
오는 6월말까지 적어도 1백10밀리의 비가 내려야 농작물의 피해를 다소나마 막을 수 있지만 현재의 기상 개황으로 보아서는 극히 힘들 것 같다는 예보다.
한편 농림부는 한해 대책비를 당초 요구액 2억9천만 원에서 1억4천만 원으로 삭감, 예산당국에 요청했으나 아직 예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가뭄대책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17일 농림부가 밝힌 15일 현재의 모내기 실적은 39.8%로 평년 동기의 47.8%, 작년동기의 42.1%에 비해 훨씬 뒤져있으며 특히 서울·경기·강원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지역 전부가 평년 같은 시기나 작년 같은 시기보다 모두 뒤져있다.
이 같은 모내기 실적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전남북과 경남북 등 남부지방이 더욱 심한 편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 콩을 비롯한 밭의 농작물에도 상당한 피해가 올 것으로 내다보았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가뭄대책은 일부 지방의 군인과 군 장비 및 학생, 양수기 동원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양수기의 경우 소요되는 기름은 전국에 공급되었으나 모두가 농민부담으로 돼있고 농림부가 약속한 50%의 보조금 지급은 예산 미비로 시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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