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달인' 별명 … 손으로 직접 반죽해 면발 고들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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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문을 연 이래 천안을 대표하는 한정식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한 ‘승지원’에서 냉면을 출시했다. 손으로 직접 반죽한 전통메밀냉면이다. 옛날 방식 그대로 육수를 만들어 점심특선 메뉴로 출시했다. 이런 배경에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냉면 기술을 전수받아갈 정도로 실력을 자부하는 강태진 조리이사가 있었다. 강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한우 육수에 한우 육전을 얹은 전통메밀냉면. 2 한정식 전문점 승지원의 강태진 조리이사가 손으로 직접 반죽한 메밀냉면 사리를 뽑고 있다. 손으로 반죽한 냉면은 기계로 반죽한 면보다 풍부한 식감을 자랑한다. 조영회 기자

-‘승지원’에서 냉면을 출시한 이유는.

 “20대 초반부터 서울 ‘한국관’과 강남 일대의 유명 백화점에서 요리사로 일했다. 과거에 냉면 코너를 책임질 당시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내가 만든 냉면을 먹고 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후 2010년 ‘승지원’이 문을 열면서 자리를 옮겨 주방을 책임지게 됐다. 냉면은 가장 자신 있는 음식 중 하나다. 어려서부터 냉면에 관심이 많았고 기술을 익혀 한창 때의 내 별명이 ‘냉면달인’이었다. 전국에 많은 요리사들에게 냉면 반죽하는 법과 육수 내는 법을 전수했다. 그러나 정작 고급 한정식 전문점인 ‘승지원’에서 냉면만 따로 파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손님들에게 달인이 만드는 냉면 맛 좀 보여주자’며 밀어 준 사장님의 결단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승지원’표 냉면을 자랑한다면.

“지난해 여름, 모 방송에서 100% 화학조미료로 냉면 육수를 만드는 현장이 공개 돼 논란이 일었다. ‘승지원’ 냉면은 옛날 방식 그대로, 한우로 육수를 만든다. 반죽은 메밀을 넣어 직접 손으로 반죽한다. 손 반죽은 온기가 식기 전에 반죽을 끝내야 면발이 고들고들 맛있다. 오랜 시간 몸으로 터득해야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계로 반죽한 냉면과는 맛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거기에 한우로 만든 육전은 냉면 사리와 어우러져 풍부한 식감을 내고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을 만큼 영양도 풍부하다. 고객에게 서비스할 전통의 맛을 찾기 위해 냉면에 자신 있던 나 역시도 전국 팔도의 냉면 집을 일일이 답사해 맛을 보완했다. 그간 손님들이 ‘냉면은 안 파느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이제야 내놓게 돼 뿌듯하다. 정성이 들어간 만큼 맛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은 편이다.”

-‘승지원’의 경쟁력도 한 몫 하지 않나.

“부인할 수 없다. ‘승지원’은 2010년 8월 문을 열 때부터 지역사회에 화제가 됐다. 미술관을 연상케 할 만큼 수려한 건축물부터 눈길을 끌었다. 나 뿐 아니라 조리원 모두 전국 유명 식당에서 맛을 내던 인재들을 뽑았다. 이들 조리원들은 지금도 전국 유명 식당을 찾아 다니며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승지원’ 사장은 조리원들이 이 같은 음식여행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실내 인테리어에서 그릇 하나까지 때가 되면 교체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있다. 수익의 일부를 고객을 위한 재투자비용으로 적립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승지원’만의 문화는 손님들이 가장 먼저 알고 반긴다.”

-이직하는 종업원이 많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개업 당시의 직원들이 지금도 옮기지 않고 일하고 있다. 이쪽 바닥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직원들의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 ‘승지원’의 스타일이다. 손님이 늘어나고 장사가 잘 되면 직원들의 희망도 함께 커지니 손님들에게 자연히 친절할 수밖에 없다. 간부직원들이 모두 술·담배를 끊을 만큼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런 파트너십은 ‘승지원’만이 갖고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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