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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요새…B52|동남아 미군기지를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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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B52는 월남 하늘의 왕자. 시속6백50마일의 8발 「체트」기. 15킬로미터의 고공을 나는 B52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이닥치는 B52에 「베트콩」 은 「소리없는 죽음의 사자」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6만 파운드의 폭탄을 싣고 가는 B52는 2차 대전 때의 B29보다 3배의 힘을 가진 셈.
65년 6월 18일 처음으로 월남하늘에 모습을 나타낸 B52는 지금까지 연1만대가 「베트콩」에게 폭탄을 퍼부었다. 폭탄 투하량은 19만톤.
「괌」도의 제3공군사단은 이래서 지난 5월 6일 연1만회 출격기록을 자축했다. 전략 공군사 소속인 제3공군사단의 방위지역은 극동과 전 동남아-동쪽으로는 일부 변경선에서 시작하여 「버마」와 「파키스탄」 국경에 이르는 전지역, 북으로는 북극, 남으로는 남극까지 뻗어있다.
핵 전략의 방위임무를 기본사명으로 하고 있는 B·52가 월남전에 참전하여 재래식 폭탄을 투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이고 부수적인 전투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B52 승무원들은 모두 미 본토의 여러 전략공군 기지로부터 일시적으로 파견되고 있다.
그들은 6개월간의 출장명령에 의해 「괌」도에서 출격하고 있는 것이다. 제3공군 사단의 다른 장병들은 「괌」도 근무에 가족을 동반해오고 있으나 B52 승무원들만은 가족을 동반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공군은 그들의 기본 사명인 핵전략의 방위태세에 추호도 지장을 주지 않고 월남전을 지원하고 있다.
B52의 「베트콩」 폭격은 주월미군의 요청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주월미군은 작전상 필요에 의해 수시로 폭격지점과 폭격시간 및 소요 폭탄수량을 요청해온다.
그들의 요청은 직통전화에 의해 먼저 직속상급부대인 「하와이」의 태평양지구 사령부로 간다.
이것은 즉시 「워싱턴」의 국방성과 연합참모본부의 폭격명령을 얻어 「오마하」에 있는 전략공군사령부를 거쳐 「괌」도의 제3공군 사단에 닿게 된다.
이 명령계통은 수분 이내에 거치게 되므로 「괌」의 B52는 주월 미군이 요청한 그 시각에 틀림없이 폭격을 단행할 수 있다.
B52는 주월미군의 요청에 따라 주월 한국의 작전지역에도 지원 폭격을 할 수 있다. B52의 승무원들은 명령받은 목표지점을 폭격할 뿐 그들이 폭격하는 지점이 어느 부대의 작전지역인지는 잘 모르는 것이 상례라고 한다.
B52가 싣고 가는 폭탄은 7백50파운드짜리와 5백파운드짜리 두 가지이다.
일반적으로 24개의 7백50파운드 폭탄과 84개의 5백파운드 폭탄을 싣고 출격하는 B52는 다른 전투기와 달리3대씩 편대를 지어 떠난다.
올해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날마다 출격하고 있는데 하루평균 4개편대 이상 뜬다.
폭탄과 연료를 가득 싣고 이륙하는 B52의 총 무게는 무려 2백25톤에 달한다니 문자 그대로 하늘의 「전략요새」라 할 만하다.
월남까지 왕복 5천2백마일 즉 2만8백리를 나는 먼 하늘 길, B52는 월남으로 가는 도중 KC135 급유기로부터 공중 급유를 받기도 한다. 1회 출격에 소요되는 총 비행 시간은 12시간, 준비시간을 합치면 18시간의 강행군을 치른다. 【「괌」도=임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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