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정」에서 「확정」까지 - 공화·신민 전국구 후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부분의 당간부들조차 뚜렷한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는 공화당의 전국구후보는 등록마감 2일을 앞둔 13일 하오 확정, 발표되었고 당자금 헌금 문제로 말썽을 빚은 신민당쪽은 등록마감날인 15일 하오에야 확정되었다.
당의 공천심사 기구에서 일체를 위임받았던 박정희 당총재는 그간 김종필 당의장, 길재호 사무총장,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정부의 각료들과 인선협의를 진행시켜 왔던 것.
대통령선거를 전후해서 재야세력이 대거 공화당 주변에 몰린 탓인지 공화당에서는 공천후보의 당 내외비율에 몹시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13일 하오 공화당 중앙당은 안도와 축의에 충만했다. 이는 당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해석을 내렸기 때문.
29명의 후보 가운데 도사무국장, 상위분위장급 이상의 당간부는 14명이 그 전직 당간부와 상임위원급을 합치면 공천자 8할이 넘는 25명이 당직자인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서 입당했거나 새로 입당하게 될 당외 인사는 백두진·최희송·최형희·이원엽·신동욱 등 5씨뿐이다.
정치적 격동기에 장관직을 맡고 있던 윤천주·양찬우·이동원씨가 모두 선순위로 우대 받은 것이나, 당사무국과 대의기구의 유공, 열성당원이 다수 공천된 사실에서 「충실했던 부하」를 잊지 않고 포상한다는 박 총재의 인사원칙이 엿보인다.
한동안 제2선에서 정부를 비난했던 혁명주체가 한사람도 공천되지 않은 것도 이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된다. 이들은 김정렬·최영희·이원엽·신동욱씨 등 선임군 출신으로 대체된 것 같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직능제의 성격을 살려 전국구후보가 인선되리라고 전망했으나 직능이 그다지 고려된 것 같지는 않다. 재일 거류민단·법조계·실업인·언론계에서 몇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었으나 거의 발탁되지 않았다.
지역적으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도에 걸쳐 안배되었는데 기호출신 6명과 영남출신 6명이 압도적.
○…신민당의 전국구후보 공천은 ①민중·신한 양파의 배분 ②제2당일 경우 당선이 확정되는 14번까지는 당내 2천만원, 본외 3천만원의 헌금을 선정기준으로 했다.
이 때문에 당내의 이상철·김의택·권중돈(이상 민중계) 장기영·이정래(이상 신한계)씨등 중진급과 현 전국구의원 대부분이 탈락되고 이민우·김수한씨등 중견들은 서열이 뒤로 밀렸다.
14번까지의 후보 중 민중·신한 양파 각 5명은 당내이며 박순천 김도연씨는 다른 자금실력자가 돈을 대납한다는 것. 당외격인 이진호씨는 동래별장 주인이고 이기택씨는 방직회사를 가진 매형의 도움으로 들어온 30대 청년, 신한계의 연주흠씨는 영등포에 예식장과「카바레」를 가진 「빌딩」주인이라는 것.
마지막까지 다툼거리가 된 것은 나상근씨. 윤보선씨는 신한당때부터 뒷돈을 대준 나씨를 강력히 밀었으나 유 당수는 나씨에 대한 은행가의 평판을 이유로 반대했고 이에 맞서 윤씨는 유 당수가 내세운 교포실업인 김재화씨의 자금출처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반대, 이래서 말썽이 적은 박재후(양조업) 양삼승씨(교포실업인이며 양일동씨 매제)로 대체하는 안이 나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