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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 인기 영화 '아스테릭스…'

중앙일보

입력

블럭버스트라는 말이 걸맞는 프랑스 영화라면, 98년에 개봉하여 1천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여 프랑스 최고 인기 영화라는 타이틀을 얻은 '아스테릭스', 얼마전에 개봉한 속편 역시 전편의 명성에 걸맞게 개봉 3주만에 최단기간 1천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계속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스테릭스'는 르네 고시니와 알베르 우데르쪼 원작의 1961년부터 시작한 만화 시리즈로, 2001년에는 31번째 시리즈를 발표한 프랑스 대표 만화이다. 옛프랑스 골루아 지방을 배경으로 괴력을 주는 마법약 덕분에 로마의 침략에도 끄덕없었다는 신화적 소재의 이 만화는 이미 책으로의 성공과 더불어 함께 제작된 만화 영화 시리즈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새로이 개봉한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미션 클레오파트라(Asterix et Obelix : mission Cleopatre)'는 이미 1964년에 발표한 시리즈중의 하나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이집트 국민의 문화적 우수성을 증명하기위해 3개월안에 지상 최고의 궁전을 만들겠다고 세자르와 내기를 한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명령을 받은 건축가 뉴메로비스는 골루아 지방의 마법을 도움으로하여 궁전을 완성한다는 지극히 만화적 소재에 부합하는 내용의 영화다.

전편 끌로드 지지 감독의 바톤을 받아 이번에는 알랭 샤바가 메가폰을 잡았다. 직접 영화에서 세자르역까지 맡아 열연한 알랭 샤바는 이미 '디디에'와 '타인의 취향'으로 배우로의 명성도 무시 못하지만, 유선 채널 까날+에서 '바보들(Les nulls)' 시리즈의 코미디로 더욱 유명하다. 다년간 철저히 훈련된 시트콤 코미디를 바탕으로 알랭 샤바는 특정 장면에 만화처리나, 오우삼 감독의 액션에 대한 패러디를 넘어, 활극 장면에서는 직접 대사를 중국어를 삽입하는 등 관객이 생각치도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찬 영화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대사가 지극히 프랑스적인 농담에 머문다. 뉴메로비스역의 자멜은 이미 스탠딩 코미디의 1인자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했고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말을 더듬는듯한 겹자음 발음으로 관객을 즐겁게 했지만 프랑스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요원한 농담일 뿐이다. 전편의 프랑스 자국내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별다른 흥행을 하지 못한 전례를 답보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많다.

그리고 아스테릭스역의 크리스티앙 끌라비에(영화 '비지터'의 시종역 및 '비지터'의 시나리오 작가)의 역할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주변인물의 코미디를 부각하기위해 정작 주인공인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의 비중이 많이 줄어든점도 아스테릭스 매니아에게는 아쉬운 점이였다.

프랑스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5천만 유로(약 600억원)도 무시할 수 없지만 클레오파트라역의 아찔한 모니카 벨루치의 미모 역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 미션 클레오파트라, 프랑스 1월 30일 개봉.

박정열 명예기자 jungyeul.park@linguist.jussieu.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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