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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1925~2013] 오바마 “위대한 자유의 투사이자 우리 딸들의 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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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왼쪽부터 1983년 포클랜드 포클랜드 전쟁 뒤 1983년 3월, 현지 방문한 대처,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89년 10월 영국 보수당 총회에 참석한 대처 전 총리(가운데), 2010년 2010년 9월 추수감사절 예식 때. [AP·로이터=뉴시스]

8일 오전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영국 전역은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 영국 왕실과 총리실은 대처 전 총리의 가족에게 즉각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고 일정을 취소했다. 영국의 국회 의사당엔 그의 죽음을 알리는 조기가 걸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변인은 “여왕은 뉴스를 들었고,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실 측은 “여왕은 곧 대처 전 총리의 가족을 위로하는 사적인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통화정책의 향방을 논의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 출장 중이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당초 프랑스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대처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했다. 캐머런 총리는 방송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 위대한 총리, 위대한 영국인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대처와 정치적 노선이 달랐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치적 지형을 바꾼 몇몇 안 되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고 애도했다. “(당이 달랐음에도) 영국을 바꾼 그의 일부 정책은 1997년 노동당 정부에서도 이어갔다”고 말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대표도 “그는 영국 정치의 가장 유니크한 인물로 회고될 것”이라며 “노동당은 그와 많은 의견차가 있었지만 그의 정치적 성과와 강력한 성품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처 전 총리는 위대한 자유의 투사인 동시에 모든 여성들의 본보기이며 깰 수 없는 유리천장은 없다는 점을 우리의 딸들에게 보여준 모범이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대처 전 총리는 원칙으로 국가를 이끈 지도자”라며 “그의 삶과 지도력을 기억하는 영국 국민들의 마음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대처는 현대 영국의 틀을 만들었다”며 "가장 위대한 세계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고 칭송했다. 또 "유럽의 분열을 극복하고 냉전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한 그의 업적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의지의 힘을 몸소 실천한 위대한 지도자이며, 국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대처 전 총리는 존경받아 마땅한 분으로, 영국 국민과 슬픔을 나누고 싶다”고 애도했다.

 80년대 중반 일본 총리를 지내면서 대처 전 총리와 교류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66FD>根康弘) 전 총리는 “그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자유세계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인류가 기억해야 할 정치인”이라며 “공산 소련에 대항해 자유세계가 단결할 것을 촉구한 인물”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대처 남작부인의 사망 소식에 우리 모두 깊은 슬픔을 느꼈다”며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행정가였으며 유럽연합의 중요한 의사 결정자였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공동 목표에 그가 기여한 바와 그가 의심한 바 모두 중요한 유산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마거릿 대처는 영국과 유럽 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밝혔다. “우리의 정치적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계 역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정치적 견해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정치가 여전히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영국 국민의 애도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처 전 총리의 죽음을 알리는 뉴스를 올리며 그를 회고하고 있다. 한 영국인은 “어린 시절 영국 총리는 여성만 할 수 있는 것인 줄 알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강력했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박소영·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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