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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인 과학아카데미 산하 한국 프로그램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사진) 소장에게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해 물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행동을 심리전으로 보지만 톨로라야 소장은 그보다는 좀더 위험하다고 평가한다.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어떻게 보나.
“김정은은 운을 하늘에 맡기기로 한 것 같다. 무슨 대가를 치러도 자기가 강력한 지도자임을 모두 믿게 만들려고 작정한 것 같다. 그의 느닷없는 공격 소동은 외부 위협을 권력 구조 개편에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선전선동이다. 그는 최근 몇 달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기 주변과 국제사회에 자신이 두려운 인물임을 보여주려 했다. 한편으론 국내 정치적인 목표도 있다. 위험한 상황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경제난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게 제대로 먹힌다고 보나.
“김정은은 북한과 협상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나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북한 제재를 논의할 때 제재가 어떤 위기를 초래하는지 모든 나라에 분명히 이해시키고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협상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이번에 북한이 평양의 각국 대사관에 철수를 제의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북한에 우호적인 나라의 주목을 끌어내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대화를 유도하고 협상을 하려 한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제대로 효과를 낸다고 보나.
“제대로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다른 것을 보여주려 할 수 있다. 김정은에게 지금은 말만으론 충분치 않다.”
-그게 무엇인가.
“국지적 충돌이다. 남북한 국경 지역과 개성이나 서해에서 국지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충돌들이 전면전으로는 확산되진 않을 것이다. 김정은에게 지금 전쟁은 필요치 않다. 다만 양측 의도와 관계없이 상황이 치달을 수 있는데 이게 아주 위험하다.”
-특히 위험한 요소는 무엇인가.
“4월 15일 김일성 생일과 4월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기념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한다. 그런데 이는 최근 상황에선 아주 위험하다. 미사일이 요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북한은 비난 강도를 높이고 전쟁 결의를 다질 것이며 나아가 보복 행동을 할 수 있는 구실을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될 것이다.”
김엘레나 러시아 RBTH 에디터 e.kim@rbth.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