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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택한 동경도|「미농부」 지사 당선의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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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의 각 정당이 연합전선을 펴며 당운을 걸다시피 「대동원령」을 내려 겨룬 동경도지사 선거는 사회·공산 두 당이 공동으로 추천한 「미노베·료끼찌」(미농부량길=전 동경교육대학 경제학 교수)씨가 자민·민사 두 당이 공동추천한 「마쓰시다·마사도시」(송하정수=입교대학 총장)씨를 누르고 당선되는 결과를 빚었다. 일본인구의 10%(1천만)를 차지하는 수도권행정을 맡는 그 지위는 수상직의 무게와도 비교되는 동경도지사 자리가 이른바 「혁신계」손에 넘어가기는 민선제가 실시된 후 21년 동안에 이번이 처음이다.
15일의 투표를 며칠 앞둔 일본의 주요신문사들의 여론조사에 근거를 둔 표 분석은 총득표율에서 미농부씨가 송하씨를 3%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결말은 『설마 「일본의 현관」이 야당의, 그것도 좌파계열에 넘어 가랴?』하는 예상을 깬 것이다.
「혁신도지사」의 출현은 첫째 지난 번 총선거로 「상대적 안정」을 되찾은 일본 정국, 더 구체적으로는 좌등 정권의 안정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민대중으로 하여금 마치 「보수대 혁신의 대결」로 비쳐지게 겨루어졌던 동경도지사 선거에서 자민당이 패배한 결말은 정국 전반의 움직임과, 다음 총선거에까지 미묘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숨죽인 자민당 안의 반주류 내지는 비주류파가 다시 좌등체제에 반기를 들 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장기적으로는 이른바 「70년 문제」로 일컬어지는 일본정치 최대의 쟁점인 미·일 안보조약 개정기(1970년)를 이 조약의 폐기를 주장하는 사회·공산 양 당 추천의 도지사 밑에서 치르게 된 사실을 보아 넘길 수 없다(도지사 임기는 4년).
1970년을 전후한 집권을 표방하고 있는 사회당에서는 미농부씨를 통하여 일종의 『실험을 시도할 기회』를 얻은 셈도 되고 있다.
좌등 수상이 투표일을 얼마 앞두고 『내각과 대결하겠다는 인물과는 협력할 수 없다』 「미농부 도지사」의 가능성에 물을 끼얹었고 미농부씨는 당선이 되자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악화되어도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고 보면 현실적인 파동으로는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주목되고 있다. 「혁신계 도지사」의 출현은 일본 재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대자본을 위한 예산에서 도민을 위한 재정으로의 전환』을 공약으로 내어 건 「미농부 도정」에 대하여 재계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도지사 선거는 필경은 지방 「레벨」의 한·일 관계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있을 수 없겠으나 일본의 수도권에서 조총련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수월해 질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 같다. 【동경=강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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