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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시네마서비스 합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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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CJ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복)가 29일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대표 박병무)의 주식 지분 일부를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28일 발표했다.

CJ측은 플레너스 지분 가운데 로커스의 김형순 대표가 갖고 있는 주식 24%를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충무로 사람들은 한국 영화계에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견줄 수 있는 초대형 영화사가 탄생할 것인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영화 제작.배급의 두 거인인 시네마서비스와 CJ가 한솥밥을 먹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레너스는 현재 한국 최대의 영화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를 거느리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앞으로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따지는 실사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으나 충무로에선 현재 양사 모두 지분 인수에 적극적인 입장이라 두 영화사의 '동거'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CJ엔터테인먼트 최평호 상무는 "2천억원대의 거금이 오고가는 사업이라 현재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면서도 "지난해 금융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등 심각한 구조 조정기에 처한 영화계가 계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영화사의 대형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분 인수가 성사될 경우 충무로에는 전대 미문의 공룡 영화사가 탄생한다. 그간 한국 영화계의 최고 실력자로 꼽혀온 강우석 감독이 지휘해온 시네마서비스와 한국 최대의 극장 체인인 CGV를 갖고 있는 CJ가 손을 잡으면 기획.제작부터 상영.배급까지 영화의 전과정을 아우르는 '수퍼 파워'가 생기는 것이다.

시네마서비스와 CJ는 지난해 전제 한국영화 시장에서 각각 22.4%와 17.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외국영화를 제외한 한국영화에서 각각 31.9%와 29.1%의 점유율을 보였다.

영화사 싸이더스의 노종윤 이사는 "현재 체력이 떨어진 한국 영화계의 산업화.조직화란 측면에선 환영할 일이나 영화 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독과점의 부작용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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