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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깨끗한 가정인이…|여성단체협 「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산하 5개 여성단체(가정법률상담소·YWCA·대한여학사협회·여성문제연구회·주부클럽)는 『가정을 외면한 그릇된 한국의 정치풍토의 개혁』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4월 4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YWCA 강당에서 가졌다.
『가정생활 깨끗해야 나라살림 깨끗하다』 『낮에는 방첩(방첩) 밤에는 방첩(방첩)』등 표어를 내걸고 축첩자와 부패한 정치인에게는 투표하지 말자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심포지엄」에서는 주제 강연(연사=이태영 송건호 안병욱 김영정 제씨)과 토론(토론자=이어령 박영숙 고영복 김병수 이범준 신연식 김현모 김진만 김인옥 최신덕 김은우 제씨)을 통하여 여성의 자각과 적극적인 사회 및 정치참여로써 부패한 정치와 요정정치를 바로잡는 운동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주제강연에서 이태영씨는 이번 「심포지엄」과 이를 모체로 한 정치풍토 개혁 운동은 요정 정치와 축첩 정치인을 없애는데 목적이 있음을 밝혔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축첩자와 정치가의 탈을 쓴 비신사를 잘난 사람으로 착각하는 생각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요정정치에 대한 강연에서 송건호씨는 민주주의적 「디스커션」이 아니고 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한국 정치풍토는 비밀과 비공개적인 요정에서 정치가 흥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건호씨는 옛날부터 한국의 양반남성의 풍류와 오락을 위해서 한 여성을 훌륭하게 훈련시켜 세계에서 제일 가는 기생을 두었던 것은 수치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조가 망한 것은 중앙을 비롯해서 면사무소까지 기생이 있어 기생은 관리를 수탈하고 관리는 백성을 수탈하여 결국 이조는 기생이 들어 정치가 썩기 시작했고 기생으로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옛날과 달리 요정이나 기생이 특수층만의 것이 아니고 돈만 있으면 드나들 수 있는 요정과 기생의 대중화는 한국정치를 빙산화 시키게 된 것이라 했다. 권리 위에서 잠자는 여성을 비판하는 강연에서 안병욱씨는 투표용지는 총알보다 더 강한 무기임을 부녀자들이 자각하고 던질 수 있다면 국민이 평화적으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사회가 올 수 있고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했다. 한국 여성이 나약한 개인과 사회의식을 지양하고 용감하고 책임 있는 투표를 할 수 있다면 부정과 부패 또 이 「심포지엄」이 강조하는 축첩정치인은 다시 집권할 수 없을 거라고 안병욱씨는 단언했다.
여성이 바라는 정치강연에서 김영정씨는 전 유권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책임 있는 투표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한국의 정치풍토는 권력에 대한 지나친 기갈증에 걸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가산을 탕진해서 권력만 잡으면 그 이상의 재산을 얻을 수 있고 또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은밀한 요정정치가 흥하게 되고 가정불화가 생기게 된다고 김영정씨는 강조했다.
이 「심포지엄」에서 채택한 결의문은 다음과 같다.
▲결의문=지금까지 여성들이 귀중한 투표권의 행사를 여성 자신의 입장에서 행사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한 전 여성유권자들은 여기 4·4 「심포지엄」을 계기로 여야를 초월한 정치풍조개혁운동을 다음과 같이 전개한다.
①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한다.
②축첩자에게 투표하지 않는다.
③요정 정치인을 계속 감시한다.
④가정을 토대로 한 정치풍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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