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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의 「올드·미스」 창경원 사자양 화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동물원의 「올드·미스」 사자양이 4일 상오 이웃방에 살던 사자군과 백년해로의 결혼식을 올렸다.
9년 전 창경원에 들어온 화란산 사자(13살)양은 65년 「아프리카」에서 그녀의 바로 옆방에 입주한 사자(7살)군과 2년 동안 맞선을 보아 온 끝에 마침내 결혼으로 「골인」하게 된 것.
30분동안 신부대기실(?)에서 신랑의 입장을 기다린 노처녀 사자양은 무척 초조한(?) 표정이었고 신랑 사자군은 빨리 신부를 맞게 해주지 않는다고 으르렁대기도.
이날 이들의 합사가 끝난 후 당국은 산닭 1마리와 토끼 1마리로 푸짐한 잔칫상을 차려주었고 결혼식에 꽃가루는 없었지만 때아닌 4월의 흰 눈발이 내리고 2백여 창경원 소풍객이 이들의 결합을 축복해 주었다. 식이 끝나자 서로는 서먹한 듯 한동안 외면을 했지만 사자양이 먼저 사자군에게 아양을 부리자 신랑사자는 신부사자의 뺨을 핥아주기도 했다.
3년 전 다른 한 쌍의 사자를 합사시키다 수놈이 암놈을 물어 죽인 일을 겪은 창경원 당국은 이날 만일의 경우에 대비, 식장 밖에 엽총과 물을 뿜을 고무 「호스」 등 중장비를 동원하여 잔칫집(?)치고는 색다르다고 하객들이 한마디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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