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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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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따라서 「베트남」의 재건계획에 상당한 역점이 주어지는 이 회담에선 평화회복의 방안 및 민정이양을 포함하는 월남민주화를 위한 제조처가 면밀히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공산 측은 「괌」도 회담을 가리켜 「워싱턴」당국이 『자살적인 확전 노선을 택했다』고 비난하고 나섰지만 실상 「괌」도의 미·월 정상전락회담은 그 토의내용으로 보거나 그 정치적 의의로 보아 오히려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외교 및 군사전략회담의 성격이 보다 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첫째 2차 대전 때의 구주연합군사령부에 비견되는 강력한 동남아연합군사령부로 신설되어 동남아 치중 전략을 위한 미 국방기구의 중대한 변모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확전의 인상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둘째로는 그동안 주월 미군이 태평양 총사령부 예하부대라는 이원적 통수계통으로 말미암아 감수해야 했던 갖가지 「로스」를 제거할 수 있겠고 그밖에 4월부터는 그동안 「괌」도에서 출격했던 B52초중폭격기들이 태국에서 출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압력은 눈에 띄게 가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련의 군사압력 강화책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는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워싱턴」당국의 정치적 결단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고 보면 「괌」도 회담은 공산 측이 상기되어 있듯이 무작정 확전만을 위한 회담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존슨」 행정부로서는 선거를 앞두고 화전양면작전을 신중하게 전개하되 어느 시기엔가는 결정적인 평화회복을 위한 정치적 포석을 해야 할 필요 앞에 직면하고 있겠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지난해의 「마닐라」 회담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추구해 왔던 월남에서의 전·전략의 모두는 제한전쟁이라는 특수조건 아래서 그러한 기본적 정치정세의 요청에 충실한 것이었다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괌」도 회담의 내용에서 우리는 군사적 색채보다는 정치적 색채가 한층 진하게 풍겨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획기적인 군사적 결정이 있을 것으론 전망되질 않는다. 그것은 「존슨」 행정부의 대월 전략이라는 것이 17도선을 넘는 지상포격, 월맹해안에 대한 해군포격, 「타이구엔」 강철공장 폭격 등으로 이미 그 성격을 드러내 왔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괌」도 회담 이전에 이미 단계적 확전을 통한 군사적 압력의 강화책을 구사해 왔었으므로 이제 새삼스러운 군사전략의 대전환을 결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월남에서의 일련의 군사적 정세발전, 「로지」대사의 교체, 내년의 미 대통령 선거, 동남아미 연합군 사령부의 신설 등 여러 외부정세 및 월남에서 추구돼야 할 민주화의 필요 등을 배경으로 하여 열리는 「괌」도 회담은 우리의 관심을 비상하게 집중시키고 있음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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