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지막 주자 - 김동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동리씨가 여러 해만에 다시 긴 작품에 손을 댄다. 1백만원 수상작인 단편「까치소리」에 잇대는 중편, 연재는 내년에나 되겠지만 그 줄거리는 벌써 거의 다 짜여졌다는 소식이다.
1935년 「화랑의 후예」와 1936년 「산화」로 문단에 나선이래 줄기찬 활약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씨는 요즈음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면서 조용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작품은 단편이 1백여편, 장편이 7편. 자유아세아문학상을 비롯한 여러개의 문학상수상자이기도 한 씨는 최근 삼·일 문화상의 희보를 안겨준 단편 「까치소리」(작년9월 집필)이래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쉬고 있다.
『그저 손쉬우니까 단편을 자주 쓰게되는 거지, 오래전부터 전작을 쓸 생각이었다. 때마침 신문사의 기획이 그렇고보니 벼르던 일이 구체화한 셈인데-. 신문소설이라는 형식에 굳이 얽매지 않고 당초의 구상대로 밀고 나갈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까치소리」는 불교적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다뤄진 작품이지만 표면상으로는 전연 불교적인 색채나 냄새를 풍기지 않아 의식하지 못하고 읽는 독자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이번에 쓰게 될 중편에서는 보다 「스케일」을 크게 잡아 객관적인 사건의 전개를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불교적인 인과론에 기조를 두어 문장의 감각, 「리듬」등 「스타일」에도 특히 힘을 기울여야겠다고 부푼 포부를 나직한 소리로 내비쳤다.
『시험은 「까치소리」에서 끝난 셈이고 이제 구상만 굳어지면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려 곧 집필을 해야겠는데..』 위장이 나빠져서 고행하는 씨는 공식적인 집회에 참석하는 일, 매일 가벼운 운동이 일과. <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