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단일화 질문에 “정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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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하자 공천신청을 했던 이동섭 위원장이 무소속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반면 완주 의지를 밝혔던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 후보는 “야권연대를 바라는 국민이 많지 않으냐. 그래서 (가능성이) 열려는 있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 대결이 되느냐, 아니면 허 후보에 맞서 3명의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4파전 구도가 되느냐가 달려 있다.

 단일화 여부는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JTBC가 지난 26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700명 대상, 신뢰도 95%, 오차 ±3.7%포인트)에 따르면 허준영 후보(32.8%)가 오차범위 안에서 안 후보(38.8%)를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새 정치를 앞세워 정면승부하고 싶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28일 오후 상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그는 “이번 선거에서 또 단일화를 전면에 내세우면,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전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한 걸, 새 정치와 배치되는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안 후보는 당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새 정치 실현”을 명분으로 내세웠었다.

 안 후보는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의 노원병 무공천 결정에 대해선 “당 자체의 선택이자 결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냐고 묻자 “주민들 마음을 얻는 게 우선이고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을 흐렸다. “문재인 의원을 만나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지금 노원을 벗어나는 것은 노원 주민에 대한 실례라 생각한다. 다음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그땐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선거 개입 논란을 빚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회동에 대해선 “귀국하면 뵙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문 의원은 안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대조를 보였다. 문 의원은 이날 고 장준하 선생 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안 후보에게 큰 신세를 졌기 때문에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부산 영도 출마설을 의식한 듯 안 후보는 “노원병이 애초부터 굉장히 힘든 선거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일각에서 쉬운 선거로 규정지어 이겨도 빛이 안 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 머리 좋은 분들이 (쉬운 지역이라는 말을) 사전 작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이날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철수씨를 큰 인물로 키우기 위해선 내가 고난의 시기를 드리는 게 맞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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