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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허덕이는 제약업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원료약품공업협회 건의의 안팎>
최근 사단법인 한국원료약품공업협회는 관계 요로에 원료 의약품 합성 생산을 위해 도입되는 기초 및 중간체 원료에 부과되는 관세 및 특관세를 면제해달라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의 대 제약회사 거의 모두가 가입하고있는 이 협회에서 이러한 건의서를 내게된 까닭은 무엇일까. 외국에서는 무기 제조가를 「죽음의 상인」이라고 부르는 반면 제약회사 경영자를 「생의 상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메사돈」 파동을 일으킨 제약회사, 함량과 질을 속이는 제약회사, 무작정 남의 흉내만 냄으로써 자기도 녹고 남의 회사도 망치는 회사들이 아직도 있어 다른 제약회사경영자들에까지 누를 끼치고있는 형편이다. 몇 년 전까지 만도 우리나라의 모든 제약회사가 외국에서 완제 원료를 들여다가 포장만 해서 판매했었다.
말하자면 제약공업이 초창기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몇 회사가 기초 및 중간체 원료를 외국에서 들여와서 합성으로 완제 원료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속속 다른 회사도 그 뒤를 따랐다.
완제 원료를 들여오는 것보다 싼값으로 기초원료 등을 도입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외화를 절약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결핵 약인 「파스·칼슘」으로 든다면 완제 원료 1.4「톤」(모 제약회사 시설의 생산능력)을 수입하는데 엔 2천8맥10「달러」가드는데 그만한 양을 합성하기 위해 기초 및 중간원료를 들여오면 2천75「달러」로 족하다. 우리나라에서의 연간 수급 량은 80 「톤」이므로 연간 4만 2천 「달러」를 절약 할 수 있다. 다른 약품까지 계산한다면 절약되는 외화는 막대한 액수에 달하게 된다. 이렇게 외화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싸게 사왔으니까 약값도 인하할 수가 있다. 당연히 국민의 보건을 위해서 봉사가 된다.
이런 계산으로 방대한 합성공장을 세우고 기초원료 등을 도입하여 약을 만들어 왔으나 실제로는 적자를 내는 형편이라는 것.
이유는 관세와 특관세 때문인데 「파스-칼슘」1.4「톤」마다 25만7천원의 기업적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외화는 완제 원료 때보다 적게 지불하나 관세와 특관세·일반관리비, 그리고 제조비 등 때문에 외국에서 완제 원료를 들여오는 경우보다 약값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약값을 높여 판다면 물론 팔리지 않기 때문에 적자를 보고 팔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동 협회는 건의문을 내기에 이른 것이라고 한다. 동 건의문에 의하면 정부에서 제약회사에 대해융자를 해주지 않아 딴 약이 잘 팔리는 몇몇 큰 회사에서나 적자를 무릅쓰고 합성공장을 가동하고 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은 방대한 시설만 만들어놓고 그대로 놀리고 있는 처지라고 한다.
제약공업발전의 추세로 보아 원료약품공업을 거쳐야만 외국의 대 제약회사 모양 독창적인 새로운 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경지까지 도달해서 그만큼 국민보건을 위해 공헌을 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앞으로 우리나라에 석유공업이 크게 얼어나면 제약을 위한 기초 및 중간체 원료가 많이 나오게되어 원료약품공업도 크게 일어날 수 있게 된다. 협회에서 낸 건의서에서도 이런 전망을 내세우면서 관세 및 특관세를 면제해주는 것이 시급히 원료약품공업을 육성하는 길이며 또한 우리나라 제약 공업전반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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