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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Gift] 명절선물도 건강식품 바람

중앙일보

입력

롯데백화점 홍보실 홍용기씨는 최근 설 선물 특집을 준비하다 깜짝 놀랐다. 의외의 상품이 선호하는 설 선물 순위에서 껑충 뛰어 올랐기 때문이다. 바로 건강식품이다.

그는 지난 13일과 14일 고객 5백60명을 대상으로 받고싶은 설 선물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건강식품이 14.5%로 정육.갈비(31.6%)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지난해는 6%로 5위에 불과했다.1년 전보다 선호도가 2.4배로 높아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이 달 2천8백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주고싶은 선물로 상품권(38.6%).현금(24.4%)에 이어 건강식품(15.3%)이 3위를 차지했다.

상품 중에서는 1위였으며 특히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명절선물 상품인 갈비.정육(9.0%)을 큰 폭 차로 따돌렸다. 미도파백화점의 조사에서도 건강식품은 13.5%로 역시 정육.갈비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선호도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명절선물에 건강식품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연초 불어닥친 금연열기와 맞물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의 분석이다. 미도파 관계자는 "최근 일고 있는 채식 바람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이에 따라 건강식품과 건강상품 세트를 지난해 보다 더 늘려 준비해 두고 있다. 품목도 더욱 늘렸다. 그랜드백화점은 5만원에서 20만원 이상까지 다양한 건강상품을 내놓고 홍보를 강화하는 중이다.

홍삼세트 등 건강식품은 물론 효도신발.옥베개.참숯베개.황토찜질팩 등까지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송이버섯.녹용.구기자 등에서 진액을 추출한 송이로고세트 등 2백여 종의 건강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장생도라지 제품과 숙면용 매직폼 베개.매트 등을 내놨다. 미도파백화점은 영지버섯 등 전통 건강 선물세트를 대량 마련했다. LG홈쇼핑은 프리미엄 사슴녹용골드.헬스드림 옥돌매트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판매한다.

한국인삼공사는 이 같은 분위기 힘입어 설 기간 중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정관장 선물세트 5종과 설날기획선물세트 2종 등을 내놓고 백화점과 홈쇼핑 등 전국 유통망을 통해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건강식품 하면 지금껏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다.'과연 효험이 있겠느냐' 하는 의문들을 누구나 가졌다. 의학적인 효과입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허준' 방영 이후 전통의학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이는 전통식품의 선호로 연결되고 있다. 음료.주류업계가 동의보감 등 전통의학서에 근거한 제품을 지난해부터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진성농원 전장환 사장은 지난해 재배한 상황버섯을 일본의 제약회사 스노덴에 수출했다. 스노덴이 2년여 연구개발 끝에 진성농원이 재배한 상황버섯에 대한 효력을 인정한 것이다.

전 사장은 "중국이나 북한산 상황버섯은 우리가 재배한 것보다 값이 훨씬 더 싸다. 그런데도 스노덴은 우리 것을 선택했다. 약용 식물도 재배지에 따라 효험이 다르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건강식품 붐을 타고 효력이 의문시 되는 상품들도 얄팍한 상혼을 담고 덩달아 나오고 있어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조용현 차장 jow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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