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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일이 된 수사맹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상은 「갱」사건을 연내에 매듭짓겠다고 서두르던 경찰수사는 사건발생 7일째 접어들면서 소걸음질을 시작했다.
수사가 부진한 원인은 범죄수사의 첫 걸음인 현장중심수사가 소홀했던 때문. 사건의 제1현장과 제2현장의 파악에만도 5일이 걸렸다.
왜 좀더 빨러 서울영6304호 새나라「택시」를 찾지 못했던가. 수사본부는 사전당일 현장검증에서 충분한 수사의 기초자료를 얻지 못했다.
수사본부장 정문식(서울시경 수사과장) 총경은 나중에야 『아차! 싶었다』고 실토할 만큼 제1현장인 은행내부는 당황한 행원들 때문에 흐트러졌었다. 그만큼 사건의 발생과 경찰의 출동에 시간차가 있었던 것.
범행에 사용된 자동차색출 문제도 그렇다. 유일한 목격자로 간주했던 정관도(20)군외 증언에만 의존, 「코로나」에 자신을 가졌던 경찰은 대보운수 「코로나」20대에 발을 묶였었다.
또 른 목격자 서준호(15·선인중3년)군, 김주원(28)여인은 분명히 「새나라」였다고 처음부터 증언했으나 무시당했다.
나중에서야 「코로나」에 허탕치자 비로소 「새나라」에 눈을 돌리고 영등포 일대 운전사들의 단골식당인 경북식당에서 문제의 한영수의 행동을 샅샅이 목격한 서울영6380호 「코로나」운전사 강대원씨의 증언도 27일 하오에서야 듣는 실정이었다.
이 기초수사에 불실한 수사진은 과학적이라기보다 주먹구구식 육감수사방법을 그대로 지녔기 때문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27일 밤 「자가비판회의」 석상에서는 수사부진이유를 현상금과 공명심에 젖은 형사들이 정보교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탓했지만 근본원인은 사건 제1일의 「미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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