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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 매거진 2580' 가요계 홍보비 폭로 파문

중앙일보

입력

MBC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시사 매거진 2580'이 가요계의 음성적인 홍보비 관행을 폭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사 예능국 PD들과 스포츠신문 기자들이 "객관성을 잃은 보도"라고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검찰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어서 연예계가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시사 매거진 2580'은 지난 27일 방영분 중 '인기와 PR비'란 코너에서 방송 출연 대가로 1억2천만원 이상의 거액을 방송사측에 건넸다는 한 가수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또 "스포츠지 담당 기자는 물론 TV.라디오 가요 프로 PD들에게 방송 출연을 위해 많은 돈을 주고 있다"는 연예 기획사 간부 4명의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다.

케이블 방송국은 선곡료 명목으로 일정 액수를 공공연히 받고 있으며, 일부 PD들은 아예 연예 기획사 주식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일선 PD들과 스포츠신문 가요 담당 기자들은 "말도 안 되는 보도"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동욱 SBS 예능총괄 PD는 "우리 예능국의 경우 단 한명의 PD도 음성적인 홍보비를 받지 않고 있다"며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을 포함한 갖가지 대응책을 PD연합회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음악 케이블 방송인 m.net의 장웅상 편성팀장은 "케이블 음악방송이 연예 기획사에게서 5백만원 남짓의 협찬비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음성적인 홍보비와 다르다"며 "정식 계약서까지 쓰는 만큼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연예 기획사들의 연합체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측은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엄용섭 회장은 "회원사들이 MBC 보도에 대해 격앙된 상태는 아니다"고 전제한 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MBC 보도 후 시민단체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이와 관련, 대중문화개혁시민연대는 오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요계의 음성적인 홍보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그 동안 제보를 통해 자체적으로 확인한 가요계 비리도 이날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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