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플랫폼이 뭔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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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일러스트=강일구]

Q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다가 그 안에 올라온 게임을 내려받아 하곤 합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몇백원짜리 아이템을 사는 일도 있고요. 그런데 이 돈을 게임 회사가 다 갖는 게 아니라 카카오톡에서도 가져가고, 구글이나 애플도 가져간대요. 신문 기사에서 보니까 이게 ‘플랫폼’이라고 하던데 그게 뭔가요?

A 플랫폼(Platform)이란 원래 무대·강단·기차역이나 지하철역의 승강장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입니다. 그런데 컴퓨터 용어로는 PC를 구동하는 데 기반이 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같은 기초적인 시스템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는 어떠한 분야의 규격이나 표준, 규칙을 뜻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여러분의 집에서 쓰는 PC에 깔려 있는 윈도 운영체제(Operating System·OS)나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OS 같은 것을 가리키죠. 강단과 승강장, 규칙, 그리고 OS. 전혀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지나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뭔가 느낌이 올 겁니다. 어딘가에 올라서서 어떤 일을 하게 하는 마당, 기반이라는 거죠.

 플랫폼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스마트폰 덕입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시장에 내놓고 자체적으로 만든 OS인 iOS를 사용합니다. 애플 아이폰의 독주를 막기 위해 삼성전자·LG전자·팬택은 주로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만들었습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다른 회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기 때문이지요. 전 세계 PC OS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용 윈도를 내놓고 제조사들이 OS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흔히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을 ‘안드로이드폰’, 모바일 윈도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윈도폰’이라고 부릅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쓰는 사람은 적지만 노키아의 심비안, RIM의 블랙베리 같은 모바일 OS가 있습니다.

 사용 중인 앱이 친구와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플랫폼이 달라서’입니다. 윈도용 소프트웨어를 애플의 매킨토시에서 사용할 수 없듯이 스마트폰에서도 각 운영체제에 맞는 앱을 해당 앱 장터에서 내려받아야 실행이 가능합니다. 최근 많은 개발사가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플랫폼에서 사용이 가능한 앱이 출시되기를 기다리거나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앱을 찾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앱 같은 콘텐트를 내려받는 것은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형마트는 다른 업체들이 만든 물건을 매장에 가져다가 대신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마트를 통해 많은 손님에게 대량의 물건을 팔 기회를 얻고 그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내는 것이지요. 스마트폰에서도 사용자가 게임이나 앱, 콘텐트를 내려받을 수 있는 장터를 플랫폼 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터를 ‘앱 마켓 플레이스(App Market Place)’ 혹은 ‘앱 스토어(App Store)’라고 부릅니다. 이런 장터는 주로 OS 업체들이 만드는데, 애플은 ‘앱스토어’, 구글은 ‘구글 플레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스토어’ 마켓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앱 마켓’의 운영은 마트와 비슷하게 판매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서 유지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판매 수익의 70%를 앱 개발사가, 앱 마켓을 제공한 플랫폼 업체가 30%를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을 1000원에 산다면 300원은 장터를 운영하는 구글에 가고 700원은 앱 개발사인 카카오톡이 가져가는 식입니다.

 플랫폼 업체가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앱의 품질을 사전에 검사해 악성 코드나 불법 자료가 유통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앱 마켓 플레이스’는 콘텐트를 만드는 개인이나 업체에는 소비자에 가까이 가는 통로로, 사용자에게는 필요한 것을 쉽게 찾고 내려받을 수 있는 편리함으로, 장터를 연 플랫폼 업체에는 자신의 사업적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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