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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월한국군의 「바캉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월남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병사들의 가장 절실한 소망중의 하나는 월남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 대부분의 전투병들은 체월 1년간 부대내부와 전무지역의 「정글」과 늪 외에는 지나치면서 엿본 월남인촌락밖에 알지 못하고 귀국한다. 전투사단에서는 외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있기 때문이다. 해외휴양은 영관급 이상에게「방콕」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고 월남안 휴양은 비둘기부대만이 「붕타우」에 겨우 55명의 수용능력밖에 없는 초라한 휴양소를 갖고있을 뿐이다.
물론 다수의 병력에 월남 안 휴양을 허용함으로써 생길 난점도 많다. 미군의 경우 매일 이들이 부대 외에서 소비하는 「달러」가 1천만불에 달하고 있어 월남경제에 음성적인 영향을 주고있고 동시에 음주후의 추태 등으로 월남인들에게 미군이 가는 곳에 술과 여자와 「베트콩」이 따른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4만5천에 달하는 병력에 외출을 시키는 경우 미군이 받고있는 그와 같은 인상을 한국군이 아울러 받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곳 지휘관들은 이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의 절실한 욕망을 가능한 한 도내에서 충족시켜야 한다는 원칙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사이공」강의 하구에 위치하고있는 「봉타우」는 고래로 월남의 가장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비둘기부대 전용 휴양소가 생긴 것은 금년 3월21일. 그 동안 이곳에서 4박5일의 휴양을 마치고 간 장병수는 2천4백44명에 달하고있다.
휴양소는 미군과 호주군 휴양소의 사이에 위치한 아름다운 해변에 설치되어 있어서 언제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전진에 시달린 병사들에게는 해수욕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곧잘 시내에 있는 주점과 음식점을 찾는다. 한국군 장병을 전문으로 맞는 곳으로서 충청도집(음식점)과 한국의 집(주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서투르나마 그래도 비슷하게 만든 김치와 된장찌개가 있고 한국가요음반이 준비되어 있어서 장병들에게 고국에의 향수를 덜게 해주고 있다.
여기서 일하는 월남아가씨들은 이미자니 뚱뚱이와 같은 한국식 이름에 응하며 「좋아하네」 등 유행어도 곧잘 하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도 잘 부른다(P·S 10불만 주면 언제든지 낭만적 접근도 허용함).
4박5일을 지내는 동안 병사들이 쓰는 돈은 대개 30∼50불 정도이며 이 액수는 월남경제를 위협할 정도도 아니며 월남인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호화판도 아니다.
앞으로 「퀴논」 「추라이」 「나트랑」에도 이와 같은 휴양소를 설치하여 전투사단장병들이 휴양할 수 있게 되리라는 실무자들의 약속을 열대의 땀에 흠뻑 젖어있는 소총병들은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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