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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수에즈」운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수에즈」운하에 대항할 새로운 대운하의 건설계획이 「이스라엘」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운하가 실현되면 1869년 개통이래 지중해와 홍해를 이어온 대동맥인 「수에즈」운하의 독점이 깨뜨려져버린다.
영·불·「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의한 「수에즈」동란의 의기를 극복하여 이 운하의 국유화를 확보한「아랍」공화국엔 「이스라엘」의 새로운 도전은 틀림없이 커다란 위협이다. 「아랍」제국의 신문은 벌써부터 『제국주의의 새 음모』라고 격렬한 공격의 불길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아랍」제국의 숙명적인 반목은 「팔레스티나」전쟁과 「수에즈」동란을 일으키고 그 후도 여전히 소규모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나, 이 계획으로 대립은 더욱 깊어질 것 같다. 계획에 의하면 새 운하는 지중해에 면한 「아슈데트」로부터 남하, 「네게브」사막을 남으로 관통하여 홍해로 통하는 「아카바」만의 「에일라트」항까지 전장 2백87 「킬로」 폭 1백40「미터」. 대형선의 대면통행이 가능하다. 1970년에 착공, 완성까지 12년간 산악지대는 약40「킬로」에 걸쳐 「터널」을 파서, 총 공비 약 1조원이란 웅대한 구상이다. 계획입안자는 「메일·바츠」씨라는 50세의 「이스라엘」인 기사.
「아랍」제국에서 「불구대천의 원수」로 생각되고 있는 「이스라엘」은 「수에즈」운하이용에서는 완전히 배제되어 무역·해운활동 상 커다란 「핸디캡」을 지고있다. 「아시아」제국과의 무역화물은 주로 「에이라트」항에서 다루어지는데 이 항구는 북부의 공업·상업지구와는 너무 멀어져 있기 때문에 불경제인 「트럭」의 수송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운하건설에 성공하면 이런 고민이 일소되고 외국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도 벌어들일 수 있다. 더욱이 해수의 수력발전에의 전용도 생각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국위선양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방대한 자금의 마련. 총 공비의 15%를 「이스라엘」정부가 치르고 45%를 세계의 유태인으로부터 모아 나머지 40%를 새 운하의 이용자에게 부담시킬 계획이지만 재정난으로 우선 조사비만 겨우 1천2백만원 정도가 결정되었을 뿐이다.
더욱이 완성되어도 상업적으로 번창할 보증은 없다. 「바츠」씨는 『연간 6천만「톤」(「수에즈」운항 선박의 약 4분의1)이 통행해주기만 하면 채산은 맞겠는데』라고 수판을 놓고 있으나 「수에즈」보다 약 1백방「킬로」나 긴 결점도 있어 고객을 끌기에도 힘들 것 같다. 더욱이 「수에즈」를 지나는 배의 반 가까이는 유조선인데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등 「아랍」제국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스라엘」의 운하를 지나는 배에는 석유를 안 판다』고 나올지도 모른다.
이런 사정에서 이 「이스라엘」운하에의 전도는 다난이 예상되나, 그렇다고 해서 「수에즈」를 생명선으로 하는 「아랍」연합에겐 낙관을 불허하는 위협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계획을 「비현실적」이라고 깎아 내리는 한편 『역시 「수에즈」이용이 제일이익』이란 PR시작에 바쁘다. 「아랍」혁신세력의 「챔피언」 「나세르」에겐 「수에즈」운하는 외교상 보도이지만, 「이스라엘」과 그 배후에 있는 서방진영에겐 「나세르」견제의 보도가 될지도 모른다.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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