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막혀버린 지중해에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세계제일의 석유생산지인 중동에서는 지금 생산된 석유의 수송문제를 둘려 싸고 관계국간에 까다로운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영·불의 자본으로 된「이라크」국제석유회사(IPC) 가 구미각국으로 석유를 수출하기 위하여 지중해까지 부설해 놓은 두개의 송유관을 「시리아」정부에서 접수해 버린 것이 분쟁의 발단.
「이라크」석유회사의 송유관은 「시리아」땅을 거쳐 지중해연안의 「시리아」항구인 「바니아스」항으로 가는 것이 하나있고, 역시 「시리아」땅을 거쳐 「레바논」의 「트리폴리」항으로 통하는 것이 하나있다. 이 두 갈래의 송유관은 「이라크」석유수출량의 70「퍼센트」에 해당하는 4천3백만「톤」을 매년 통과시키고있다.
「시리아」정부는 지난 8일 「바니아스」항으로 뻗은 송유관을 접수했으며 13일에는 「트리폴리」항으로 나가는 송유관을 폐쇄했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라크」석유회사가 구미로 석유를 수출하는데 쓰이는 지중해의 출구는 막혀버리고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시리아」정부가 송유관을 접수 또는 폐쇄한 이유는 석유통과료를 인상하자는 「시리아」정부의 요구를「이라크」석유회사가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리아」정부와 「이라크」석유회사는 1955년에 맺은 협정으로써 석유통과료를 1「톤」 당 4「실링」으로 책정했었다. 그러나 「시리아」는 이 통과료가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비현실적이라고 주장, 지난 9월10일부터 통과료인상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던 것. 그러나 이 협상에서 「시리아」는 약 2배의 인상을 요구하고있는데 반하여 「이라크」석유회사는 25「퍼센트」만 인상하자고 버티어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시리아」는 통과료의 2배 인상을 지난 1월까지 소급해서 미불금으로 3백74만4「파운드」를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시리아」요구의 동기는 제2차 경제5개년 계획의 실패로 「시리아」가 경제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 수단의 하나로서 통과료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한편 강경한 반대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이라크」석유회사측은 석유통과료의 산출방법으로 「이라크」의 유전에서 지중해의 항구까지 송유관으로 석유를 나르는데 드는 가격과 유조차량으로 나르는데 드는 가격의 차액의 반을「시리아」에 지불한다는 원칙에 따른다는 것이며 요즘은 유조차량이 대형화하여 차액이 적어졌기 때문에 「시리아」의 인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협상결렬 후 「이라크」석유회사는 유조선을 긴급히 「페르샤」항으로 우회시켜 수송을 계속하고 있으나 「시리아」의 이번 조치는 사전에 「아랍」제국에 통고하고 양해를 얻었다고 알려지고 있어 그 정치적의도가 주목을 끌기도 한다.<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