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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강력 권고에 보험료 인상 없던 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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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4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던 보험료가 일제히 동결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다음 달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중앙경제 3월 5일자 2면]

 생명보험업계는 현재 연 3.75%인 표준이율이 4월부터 0.25%포인트 떨어짐에 따라 보험료를 5~10% 올릴 계획이었다. 표준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준비해둔 돈(책임준비금)에 적용되는 이자로 이 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부담도 커져 보험료가 오르는 요인이 된다. 손해보험사도 손해율(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중)이 크게 올라 보험료를 많게는 10%까지 올릴 계획이었다. 특히 지난겨울에는 폭설 등으로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지만 가계 부담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올해는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다만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보험료가 바뀌는 손해보험의 갱신형 상품의 보험료는 오를 수 있다.

 보험사가 일제히 보험료 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은 금융감독 당국의 ‘강력한 권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감독당국 고위 관계자가 보험사 임원을 불러 보험료를 올리지 말 것을 주문했다”며 “당국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진 보험업계에선 각종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 규제 완화 등 보험사들의 숨통이 트이게 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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