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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이지 음악 신동' 바라캇 첫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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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현철의 뮤직플러스(KBS2 FM) 시그널로 사용된 'Rainbow Bridge', 영화 '하루' 배경음악으로 쓰인 'The Whistler's Song', MBC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의 테마 'Dreams'…. 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아, 그 음악'이라며 고개를 끄덕일만한 곡들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 이 뉴에이지 음악의 주인공 스티브 바라캇(32)이 31일과 4월 1일 오후 8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공연 준비를 위해 입국한 그를 만났다.

스티브 바라캇이 처음 피아노를 친 건 다섯 살 때. 캐나다 퀘벡 출신인 그는 정통 클래식 수업을 받고 열세 살에 퀘벡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재능 있는 연주자다. 첫 앨범이 나온 건 열네 살 때. 열여섯엔 이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프로듀서.엔지니어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는 음악을 만들 때도 팝.록.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접목시키는 실험을 계속했다.

"그렇게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늘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건 예술가의 열망입니다. 또 마음이 열려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최근엔 직접 노래를 부르는 보컬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프랑스.일본 등의 가수에게 노래를 준 적은 많았지만 그가 직접 노래한 앨범을 만드는 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Long Goodbye' 'I Still See Your Face' 등 네 곡 가량을 부를 예정이다.

"프로듀서나 피아니스트 외에도 보컬 앨범으로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노래를 불러 보라고 권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사실 그는 노래하길 즐긴다. 피아노를 조율하다가도 흥에 겨워 곡조를 흥얼거리곤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종종 농담을 던져가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는 음악으로든, 농담으로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었다.

"저는 늘 행복합니다. 저도 남들처럼 때론 성공하고, 때론 실패하는 등 기복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피상적인 모습일 뿐 근본적으론 행복하다는 겁니다. 행복은 어쩌면 삶에 대한 믿음이나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힘과도 관련된 것 같아요."

그건 바로 음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음악을 통해 제가 갖고 있는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와 힘을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처음엔 음악이란 예술 자체를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차츰 음악이 갖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알게 됐죠. 그건 아주 긍정적인 에너지입니다. 게다가 국경도, 언어 장벽도 뛰어넘잖아요. 제가 어떤 형태의 음악을 하든지 이 자부심과 신념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그의 음악은 일상에 녹아든 소품처럼 편안하다. 그러나 공연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앨범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전위적인 강렬한 무대가 될 겁니다. 드디어 한국팬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어서 무척 즐겁습니다. 저는 무대를 사랑하고 라이브를 좋아하거든요."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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