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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탱이.머시따.어솨요…' 통신언어 유행 "이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말이 언어학적으로 교착어인데다 표기체제가 개방적이라 통신언어가 급속하게 침투.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은 한말연구학회(회장 김승곤)가 지난해 하반기 동안 인터넷 게시판과 대화방에서 사용되고 있는 통신 언어를 조사.연구한 결과다.

언어학에서 교착어로 분류되는 우리말은 어근(語根)과 접사(接辭)가 연결되면서 의미가 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진실남(진실+남, 솔직한 남자)'과 같이 어근을 서로 연결한 신조어, 또는 '컴탱이(컴퓨터+탱이, 컴퓨터를 낮춰부르는 말)'처럼 어근에 엉뚱한 접사를 붙이는 방식의 신조어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말의 표기가 개방적이란 말은 기본적으로 소리나는 대로 쓰는 표음문자인데다 여러가지 변형 표기가 가능하다는 말이다.따라서 말을 축약하거나 문법을 무시하고 진짜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변형이 얼마든지 가능해진다.

'머시따(멋있다)'는 소리나는대로 표현한 경우며,'어솨요(어서와요)'는 줄여쓴 예.'10002(많이)'나 'P본다(피 본다)'는 표현은 숫자나 영어 단어를 소리에 따라 차용한 경우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컴퓨터 통신 초창기와 달리 통신언어가 다양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의 통신언어는 주로 대화방에서 빠른 입력을 위해 타수를 줄이는 차원에서 줄여 쓰거나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것들.

그런데 최근에는 서로가 친함을 나타내거나 현장감을 불어넣기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언니 따(사)랑해요'와 같은 경우 친근함의 표시라 볼 수 있고,'그럼 전 이만… 후다닥'의 경우 현장감의 표현이다.

보고서는 끝으로 이같은 통신언어가 최근 청장년층에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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