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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일·중·러+인도 ‘新5강 외교’나서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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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호 16면

“미·중·일·러시아 주변 4강에 인도를 덧붙이는 ‘신(新)외교’가 필요하다.”
4일 건축가 김수근씨가 설계한 붉은색 사암이 인상적인 뉴델리 한국대사관에서 이준규(59·사진) 주인도 대사를 만났다. 그는 ‘신(新)5강론’을 펼쳤다. “인도는 한국과 국경을 접하지 않아 충돌하는 이해관계가 없으며, 양국 모두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다. 한·인도 수교 40주년을 맞은 올해가 4강 외교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사는 2030년이면 인도의 경제력이 중국을 능가할 것으로 예측한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의 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30’을 들며 인도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이준규 주 인도 대사 인터뷰

-왜 인도인가.
“한국에서는 4강 외교 외에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을 추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은 단일 국가가 아니다. 장기 전망과 효과를 고려하면 인도가 최적이다. 1990년대 경제개혁을 본격화한 인도는 전통적인 비동맹 외교를 탈피하면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동진 정책은 한국의 신 아시아 외교와 지향점이 같다. 인도 외교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에 공식 초청장을 전달했다. 한·인도 정상은 매년 교류를 해오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 인도를 방문한다면 의미가 매우 클 것이다.”

-인도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되자 한국 기업의 투자도 주춤하고 있다.
“서구 언론의 인도 경제 비판에 대해선 행간을 읽어야 한다. 인도의 개혁·개방 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격려의 측면이 강하다. 서방 기업들이 좌고우면할 때가 기회다. 현대차·LG·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일본 기업들이 주춤할 때 저돌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2~3년 전부터 일본 기업들의 인도 진출 붐이 일고 있다. 희망적 경제 전망이 나올 때는 이미 늦다. 인도는 세계 경제의 중요한 미래 엔진이다. 불확실할 때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베팅을 해야 한다. 포스코의 일관제철소 사업도 이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인도 시장의 특징은.
“인도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약하고 서비스업이 강하다. 대기업과 가내수공업밖에 없다. 방대한 시장을 보유해 한국 중소기업이 활동할 공간이 넓다. 하이데라바드에서 20년째 주사기를 제조해 성공한 박경조 사장은 인도를 ‘중소기업의 신천지’라고 말한다. 기업을 탄탄하게 세워 놓으면 다국적 기업의 인수 요청도 많다고 한다. 외국기업의 인도 진출이 쉽지 않아서다. 한국의 중소기업 진출은 인도 경제에도 유익하다. 단, 인도에 대한 깊은 조사·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한·인도 수교 40주년을 맞아 어떤 활동을 준비하나.
“지난 연말 뉴델리에 한국문화원이 개관됐다. 인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에는 뭄바이에서 인도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문화산업 컨벤션에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한국의 주요 방송사는 물론 애니메이션 ‘뽀로로’ 제작자도 온다. 한류 콘텐트 확산의 기회가 될 것이다.”

-양국 관계를 전망한다면.
“양국은 2010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고, 장관급 대화 채널을 개설하는 등 관계 발전을 위한 토대를 탄탄하게 닦아왔다. 지역·국제 이슈에서 양국은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전략적 협조가 가능하다. 최근 북한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 상태와 관련해 인도는 한국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래 한반도 통일 국면에서 인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만큼 보다 큰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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