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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LSD 바람|적선지구서 암호로 뒷거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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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윤락여성들과 우범소년들이 마약이나 술 대신 환각제 비슷한 알약을 은밀히 상용, 중독자가 되어 목숨까지 빼앗기고 있다. 이 약을 먹으면 정신이 황홀해지고 몸부림을 치고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수상한 약은 서울시내 여러 약방에서 「세코날」이란 암호로써 공공연히 뒷거래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 김정용 박사는 『「세코날」은 수면제이기 때문에 복용하면 잠드는 것이 원칙인데 정신이 황홀해지고 뛰어 돌아다니는 현상이라면 환각제의 일종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20일 서울 창신동 436 강길자(18·가명)양 등 3명의 윤락여성은 동대문경찰서에 진정서를 내고 『창신동 일대 5백여 명의 윤락여성 중 80%가 이 약을 먹고 중독에 걸렸다』고 폭로, 당국에서 이를 시정해달라고 호소한 바도 있었다. 창신동 430 최용자(17)양은 자신의 생활이 육체적으로 괴롭기 때문에 친구들이 항상 복용하는 이 약을 먹었는데 『기분이 황홀해지고 밖에 뛰어나가 돌아다녀도 부끄럼이 없이 남자를 끌 수 있어 날마다 사먹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l년 동안 이 약을 써온 김성희(19)양은 11월 26일 침을 홀리며 창신동 주변을 방황하다가 절명했는데 이 약에 중독 되어 희생된 첫 「케이스」라고 어느 포주는 털어놨다.
또 이 약은 신문팔이나 구두닦이 소년층에도 널리 퍼져있다.
지난 11월 초순 서울 중부경찰서는 술에 취한 이창호(15·가명)군 등 4명의 소년을 단속했는데 이들은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알약을 사먹었기 때문에 기분이 나를 해쳤다』고 실토했다.
이렇게 경찰의 보호실에는 술을 마신 듯이 비틀거리는 우범소년들이 자주 끌려들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약환자들도 약효가 떨어질 경우 대신 이 약을 복용해서 괴로움을 던다고 한다.
이춘자(18·가명)양은 이 약을 물에 녹여 주사로 자신의 정맥에 찌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한번에 과용하면 피부가 터지고 온몸에 종기가 생길 뿐 아니라 머리가 희어지며 시력감퇴까지 초래한다.
종로구 인의동 김춘자(20·가명)양은 이 약 때문에 온몸에 종기가 터져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 약은 주로 적선지대의 약국에서 윤락여성들이 한 알에 10원씩으로 구입할 수 있으나 보통사람들에게는 팔지 않는다. 윤락 여성들은 이 약을 한번에 몇 10개씩 사되 하루 3∼6개를 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 약이 널리 퍼지고 있음을 벌써부터 알고있으나 사실상 단속할 아무런 근거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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