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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콩」 활동의 발상지 곡창지대-「메콩」 삼각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군이 아직 전투를 전개하지 않은 「메콩·델러」 지역의 전투 「템포」는 느리다. 주민이 수류탄에 맞아 죽었다든지, 경찰간부가 자객에 피살되었다든지, 어떤 소년이 지뢰를 밟아 양쪽다리를 날려버렸다든지 하는 일등은 너무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서 월남 신문에서조차 거의 묵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선지 어느 미군소령은 『대부분의 기자들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북쪽으로 갔습니다』고 말하면서 「전쟁」이란 말에 힘을 주어 말했다.
「벤·트레」는 열대지방의 낙원 같았다. 가로수가 쭉 펼쳐진 거리며 멋진 별장, 훤한 초원 등 강물위로 미끄러져 흘러가는 나룻배며 조용하고 아름다운 여인의 땅-. 이곳에선 매일같이 시원한 소나기가 오고 오후엔 낮잠들을 즐기고.
그러나 「키엔·호아」 지역은 좀 곤란한 처지에 있는 것 같았다. 어민 지역엔 근 20년 동안 한번도 군사작전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에 미군이 와있기 때문에 「베트콩」들은 아주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엔 약1만4천여의 무장 「베트콩」들이 득실거리고 있는데 이들과 대항하기 위해 1만2천여 명의 월남 군과 1백명 미만의 미군 고문단들이 진을 치고 있다.
현재까진 이 「델터」 지역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이 행해진 적은 없었으나 많은 장교들은 이 지역에서도 결국 미군에 의한 대규모의 군사작전이 감행되어야 한다고 믿고있다.
낮엔 미군이 60% 이상의 도로를 장악하고 있다지만 밤엔 이 말도 통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어느 날 「베트콩」 들은 새벽에 일대 기습을 가해와서 군인이나 부녀자 어린이들을 무자비하게 마구 학살하고 달아났었다. 또 지난 10월 10일 밤엔 20여 군데의 초소가 「베트콩」 의 기습을 받아 3개 초소가 함락되고 60여명의 군인이 피살되었다.
이런 큰 사고를 제의하고도 조그만 사건은 수없이 벌어져 10월 한달 동안에 이 지역에서만 1백72건의 「테러」와 학살사건이 보도되었다. 「베트콩」 활동의 발상지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에 「베트콩」들은 상당한 자신을 가지고 달려든다고 하니 사단규모가 아니면 이곳에선 작전 수행을 하기가 힘이 든다는 미군장교의 말이 이해가 간다.
「델터」 지역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미군 고문관들은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베트콩」에 대한 끊임없는 야간작전이 필요하다고 그들은 강조하고 있다. 요는 이 지역에서 「베트콩」에 승리할 수 있는 첩경은 「더 많은 군대」로 끊임없이 작전을 벌여 나가는 길이라고 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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