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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연극배우 강태기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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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에쿠우스’의 배우 강태기(63·사진)씨가 숨졌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강씨는 11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시 불로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이 신고했을 당시 강씨는 작은방 침대 위에 옆으로 누워 있었으며 주변에선 마시다 만 소주병이 발견됐다. 강씨는 전날 오후 7시쯤 소주 1병을 들고 방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2007년 이혼한 강씨가 지난해 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뒤 1년여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지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강씨가 평소 앓던 고혈압 합병증으로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서울연극학교를 졸업한 강씨는 1967년 TBC 공채 탤런트 6기로 배우 활동을 시작, 영화 ‘나비소녀’(1977), ‘사람의 아들’(1980), ‘인간시장2’(1985), ‘이브의 건넌방’(1987)과 드라마 ‘아씨’(1997), ‘태조왕건’(2000), ‘명성황후’(2002)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그가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때는 75년 서울 운니동 극단 실험극장의 소극장 개막 공연에서다. 극장 개관작이자 그의 연극 데뷔작 ‘에쿠우스’(피터 셰퍼 작)에서 강씨는 예민한 감성을 지닌 청년 ‘알런’ 역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그해 백상연극영화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같은 역에 송승환(1980), 최재성(1985), 최민식(1990), 조재현(1991) 등이 거쳐갔다. 대학로 문화발전위원회 부위원장, 한국배우협회장 등을 역임 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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