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년만에 일어서는 서독의 네오·나치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나찌」의 연락장교 「키징거」수상후보>
서독에 「네오·나찌즘」의 검은 씨가 뿌려지고있다고 「유럽」의 이웃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히틀러」황금시대에 「나찌즈」제복을 입고 연락장교로 활약한 「키징거」가 기민당의 수상후보로 선출됐을 때 영·불을 비룻한 「유럽」신문들은 신경질적으로 그의 「전과」를 지적했다.
사상적으로 옛「나찌즈」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해석되는 극우의 국가민주당(NDP)이 20일 「바이에른」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7.4「퍼센트」로 총2백8석 가운데 15석을 차지하자 「네오·나찌즘」은 마침내 본격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만 두 살짜리의 이 어린 정당은 지난3월의 「바이에른」주 시장선거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냈다.
「뮌헨」을 수도로 하는「바이에른」주가 지난날의 「히틀러」의 고장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국가민주당은 지난11월6일 「헤센」주의회선거 때도 7.6%의 득표로 96의석중 8석을 차지했다.
국가민주당은 내년3월의 西「베를린」선거와 69년의 연방의회선거를 목표로 착실히 기반을 닦아가고 있는 것이다.

<호립·좌절감으로 몸부림치는 국민들>
이 국가민주당의 인기는 서독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의 욕구불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독국민들은 냉전으로 맞붙은 동·서의 계곡에서 서독이 부당한 감금상태에 발묶여있다는 고립감과 좌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경제적인 번영 속에서 정신적인 허탈감에 사로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때 「독일인의 독일」. 「우리 운명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타난 것이 국가민주당이다. 벌써부터 국가민주당의 정치적인 진출을 1930년 초기의 「바이마르」공화국의 「말기적 증상」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국가민주당의 득세를 바로 「나찌즘」이나 「네오·나찌즘」의 부활이라 속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민당·사회당과 제휴의 길 트일지도>
그러나 눈앞의 관심사는 「바이에른」에서의 자민당의 참패, 국가민주당의 진출이 새 연방정부구성에 기민당과 사회당의 대연립의 길을 트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한편 밖으로는「나찌즘」의 부활을 극도로 경계하는 동·서「유럽」국가들의 대독공포증을 새극우정당의 대두라는 사실이 더욱 부채질하여 앞으로의 독일문제해결을 한층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승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