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에 새 일 찾은 은퇴 여교사

미주중앙

입력

"누구나 94세에 전직할 수 있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미 새로운 직장을 구했습니다."

LA타임스 인터넷판은 94세 최고령으로 은퇴한 여교사의 교편 생활과 기부 인생에 대한 스토리를 10일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야기의 주인공 로즈 길버트 여사는 94세로 3주 전에 은퇴한 전설적인 영어 교사다. 그의 은퇴는 LA통합교육구에서 일한 최고령 풀타임 영어교사이며 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고령 교사였기에 화제가 됐다. 그가 교편을 잡은 햇수는 무려 63년. 그리고 은퇴 후 3주만인 9일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드라마 클래스룸의 리모델링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제자들은 18세부터 66세에 이르렀다. 제자들은 이날 무섭고 깐깐했지만 자애로웠던 '영어 선생님'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길버트 여사는 팰리세이즈 차터스쿨에서 50년 넘게 B204호를 지키며 '마마 G'로 불렸다. 그리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령에도 불구하고 AP(대학 선수과목) 3과목과 아너 클래스 1과목을 가르쳤다. 또한 이 학교가 자랑으로 내세우는 10종 학력경시대회 참가자들을 가르치기까지 했다.

기나긴 교편생활동안 제자도 많다. 같은 학교에서 스페인어 교사로 재직중인 제자 루스 밀스는 60세다. 밀스의 딸도 2001~2003년 길버트 여사에게 배웠다. 왕년의 스타들인 프랭크 시내트라 제리 루이스 딘 마틴 로버트 미첨의 자녀도 모두 그의 제자들이다.

원래 보일 하이츠에서 가난한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1940년 UCLA를 졸업하고 MGM스튜디오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1950년 첫 남편이 죽자 성공한 주택개발업자인 샘 길버트와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권유로 교편을 잡게 된 것이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남편의 유산을 자신이 다니는 학교나 커뮤니티를 위해서 적재적소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이날 명명된 길버트홀도 실은 그의 100만달러 쾌척에 따른 보답차원이었다.

오는 8월에 95세가 되는 길버트 여사는 또다른 삶을 시작한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베니스 패밀리 클리닉'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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