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메모리업체중 홀로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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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반도체값 상승세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영업수지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아울러 휴대폰 등 정보통신 사업의 호조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창사 이후 세번째 많은 2조9천억원의 세후 순이익을 냈다.

삼성전자(http://www.sec.co.kr)는 지난해 4분기의 반도체 사업 매출이 2조5백억원, 영업손실은 2천1백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25% 늘고 손실은 44% 줄어든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D램 현물시세를 반영해 지난해 12월 이후 외국 대형 PC업체 등에 대한 반도체 고정 공급가격을 여러차례 올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로 8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7천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반도체 불황에도 세계 주요 메모리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는 더디지만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1월 중 반도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휴대폰 등을 만드는 정보통신 사업은 지난해 9조원 매출에 1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반도체의 부진을 만회했다. 특히 휴대폰은 D램에 이어 단일품목으로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DVD플레이어.디지털TV 등을 만드는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9조4천억원의 매출과 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32조4천억원의 매출에 2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고 호황이었던 전년보다 매출은 6%, 세후순익은 51% 줄었다. 하지만 1999년(3조1천억원)에 이어 역대 세번째 많은 영업이익이다.

주우식 상무는 "반도체 이외 분야의 약진으로 정보통신과 디지털 미디어 부문.반도체 사업이 3대3대3의 균형적인 분할(매출 기준)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은 43.4%, 현금보유액(2조8천억원)은 처음으로 차입금(2조7천억원)을 넘는 등 초우량 선진기업의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목표를 42조원(해외 연결기준)으로,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1조2천억원 줄어든 3조원으로 잡았다.

이 가운데 2조5천억원은 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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